신(神)들도 쌍둥이가 있다. 그리스 신화의 태양의 신 아폴론과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Artemis)부터가 혼성 쌍둥이다. 제우스와 레다(Leda)의 아들인 항해의 신 디오스쿠로이(Dioskouroi)는 세 쌍둥이고 밤, 달, 풍년, 어업, 복운(福運), 마법, 출산, 죽음의 여신인 헤카테(Hekate)는 등이 붙은 3체 샴 쌍둥이다.

또 주피터와 레다가 낳은 쌍둥이 불사신 폴룩스(Pollux)와 카스토르(Castor)도 있고 군신(軍神) 마르스(Mars)의 아들로 전설상의 로마 건국자 로물루스(Romulus)도 쌍둥이다. 50명의 딸을 쌍둥이 동생의 아들 50명과 사촌끼리 근친결혼을 시킨 아르고스의 왕 다나오스(Danaos)는 어떤가.
기독교 성경에도 쌍둥이는 쌨다. 팥죽 한 그릇에 장자의 상속권을 샀다는 야곱부터가 쌍둥이다. 유다가 며느리를 창녀로 잘못 알아 동침, 출산케 함으로써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정신적 피해를 감내하며 살아간 쌍둥이는 베레스와 세라였다. 속세의 유명한 쌍둥이야 헤아릴 수도 없다.

너무도 유명한 스위스의 실험 물리학자와 화학자인 피카르(Piccard) 형제도 있고 프랑스의 천재 쌍둥이 아탈리도 있다. 40대에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재를 지낸 형 자크 아탈리와 에어프랑스 회장을 지낸 동생 베르나르 아탈리가 그들이다. 일본엔 쌍둥이 프로 기사(棋士)도 있다.

쌍둥이를 낳으면 집안에 복이 오고 자라면 뛰어난 주술사(呪術師)가 된다고 아프리카인들이 굳게 믿고 있는 쌍둥이엔 일란성(一卵性)과 이란성이 있고 두 몸이 붙어 태어난 일란성 기형 쌍둥이인 샴 쌍둥이, 샴 트윈(Siam twin)이 있다. 1811년 태국의 샴(옛 지명)에서 가슴이 붙은 쌍둥이가 태어났대서 붙여졌다는 샴 쌍둥이는 앞서 예거했지만 고대 그리스 신화에 이미 3체 샴 쌍둥이 신이 출생, 등장한다.

아무튼 지난 번 이란 비자니 자매의 '거국적인 수술'이 '거국적인 비탄'을 안겨준 경우와는 달리 우리의 '사랑'과 '지혜' 분리 수술은 성공을 거두었고 온정까지 답지하고 있다니 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평생토록 듬뿍 사랑 받는 삶과 지혜 넘치는 일생들이 되기를 빈다. /오동환(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