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프랑스는 '인구심의회'를 창설하고 가족법전을 제정하는 출산장려정책을 세계 최초로 시행했다. 5차례나 독일의 침공을 받아온 원인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수라 판단, 이같은 방법을 동원했다고 한다.

출산장려 정책추진은 이스라엘도 만만치 않다. 48년 독립이후 대치중인 팔레스타인과 인구수에서 뒤진다면 결국 점령지를 내주어야한다는 위기감이 그 배경이다. 일본도 결코 이들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 94년 출산율이 1.57로 떨어지자 '57쇼크'라 규정하고 그때부터 최근까지 약 10년 동안 1조3천억엔을 투자해 '에인절플랜'이라는 인구증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나라도 독재자 차우셰스쿠가 통치했던 루마니아에는 못미친다.

70년대 초 2천300만명이던 인구를 3천만명으로 늘려 노동력을 높인다는 계획아래 '포고령 770호'라는 출산장려정책까지 공포했으니 말이다. 이 포고령을 근거로 피임약의 제조 수입금지는 물론 매주 몇 번씩 부부관계를 갖는지도 조사했다. 피임서적은 기밀서류로 분류, 일반인 접근을 사전 차단했고 아이없는 부부에게는 세금을 물리기까지 했다.

각국 노력과는 반대로 출산율 저하는 세계적 추세다. 그리고 그 속도도 매우 빠르다. 출산율이 높아 걱정이던 우리 나라도 어느새 출산율 1.17이라는 세계 최저 출산국으로 변했으니. 일부 국가는 보육인프라 구축, 세금혜택, 보조금 지급 실시 등을 통해 출산율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프랑스는 한때 공영방송 심야시간대에 포르노영화를 상영했는가 하면 싱가포르에서는 '섹스는 곧 애국'이라며 두번째 세번째 아이를 갖는 가정에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출산율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오히려 더욱 줄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심각성을 반영하듯 '출산안정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한다. 지난 62년 시작된 억제정책이 41년 만에 장려정책으로 바뀐 것이다.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과 자식 대신 애완동물을 기르며 사는 딩펫족(Dinkpet) 그리고 저출산을 선호하는 요즘 젊은 부부들에게 정부는 '…둘만 낳아…'라는 구호대신 어떤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지 궁금하다./정준성(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