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biennale)'는 이탈리아어로 '2년마다'라는 뜻이다. 2년마다 열리는 미술 전람회가 비엔날레다. 가장 오랜 베니스 비엔날레를 비롯해 파리, 도쿄, 상파울루가 유명하다. 이제 또 하나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한 '2년마다'가 엊그제 막이 오른 제2회 이천 여주 광주 도자기 비엔날레다. 동서고금의 명품 도자기 800점을 위시해 2천400여점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그림에만 천재가 아니라 만년(晩年)엔 조각과 도자기에도 손을 댄 피카소의 도자기 작품에까지 근접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도자기라면 스페인도 어디도 아닌 중국이다. 일본인이 2차대전말까지만 해도 '지나(支那)'라고 부른 영어 표기가 China, 불어 표기는 Chine이었지만 China라는 국명 자체가 도자기(chinaware)를 뜻한다. china shop은 도자기 가게, china clay(중국 찰흙)는 도자기를 만드는 도토(陶土), 즉 고령토(高嶺土)다.
중국의 주요 도자기 산지는 광시(廣西), 광둥(廣東), 푸첸(福建)성이지만 10세기 북송대부터의 도자기 메카인 칭떠전(景德鎭) 부근의 고령산 진흙이 바로 고령토인 까닭이다. S W 부셀(Bushell)의 '중국 미술(Chinese Art)' 등을 참고로 하지 않더라도 그 중국 도자기가 동으로는 조선반도→일본으로, 서로는 북아프리카→유럽으로 진출한 것이다.
그런데 사기에다 예술을 입힌 자기(磁器)와 질그릇, 오지그릇의 도기(陶器)는 구별해야 한다. 중국 도기의 역사는 5천년을 헤아리지만 예술적인 감각의 화려한 자기라면 한오채(漢五彩)와 당삼채(唐三彩), 우아한 자기라면 송삼채(宋三彩)부터 꼽힌다.
한 가지 유념할 것은 중국 고유의 찻잔은 손잡이가 없었다는 점이고 고려청자는 '청자'가 아니라 녹색을 주조로 한 '녹자(綠磁)'라고 불러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튼 '인격을 도야한다'고 할 때의 '도야(陶冶)'가 바로 도자기를 굽는다는 뜻이다. 인격 도야는 도자기 비엔날레에서부터 하는 게 정상이다./吳東煥(논설위원)
도자기 비엔날레
입력 2003-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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