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역사는 자원봉사자(volunteer)의 역사다. 자원병에 의한 독립전쟁 승리부터가 그렇고 프론티어(frontier) 정신, 즉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개척정신의 역군들이 바로 자원봉사자들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원봉사에 관한 독립된 법까지 만들었고 자원봉사의 사회적 보상제도가 미국처럼 잘 된 나라도 없을 것이다.

케네디는 '평화봉사단(Peace Corps)'을 조직, 제3세계를 도왔고 존슨은 미국의 빈곤 퇴치를 위해 '위대한 사회' 정책을 펼쳤다. '자원봉사 특별위원회'를 백악관에 설치한 사람은 닉슨이었고 그는 1973년 '자원봉사활동법'을 통과시켰다. 전·현직 대통령부터 자원봉사에 열성이다. 클린턴, 부시, 카터, 포드 등이 97년 4월 27일 필라델피아 북구 저먼타운에서 함께 펼친 청소, 페인트 칠, 놀이터 수리 작업 등은 명 장면 중 으뜸이었다.

일본의 자원봉사 활동은 1940년대 전후(戰後)복구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그들도 일찍이(48년) '민생위원법' 등 자원봉사법부터 제정했고 정부 차원의 자원봉사 제도를 확립했다. 프랑스의 특징은 무보수 '자원봉사 작업장(chantier)'이다. 그런 작업장이 많아 문화유적 복구 등 공공의 재산 수리 등에까지 봉사의 손길을 펼치는 것이다.

호주는 '중고생 자원봉사 프로그램(SCIP)'부터 시작하지만 '호주 국립공원 자원봉사자(CVA)'가 유명하다. 거의 전 국토가 국립공원인 환경을 철저히 보호하자는 단체다. 우리 나라 역시 이제 자원봉사 단체도 많아졌고 활동 또한 활발하다.

'나부터, 여기부터, 지금부터(From me, From here, From now)'라는 어느 자원봉사 단체의 슬로건이 인상적이지만 특히 태풍 피해 복구 현장에서 그런 자원봉사 정신은 진가를 발휘하고 있지 않나 싶다. 조건없이 남을 돕는다는 정신이야말로 얼마나 거룩하고 아름다운가. 그야말로 묵자(墨子)의 묵가(墨家) 정신, 나뿐 아니라 남도 사랑하는 '겸애(兼愛)정신'의 위대한 발로가 아닐 수 없다./오동환(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