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500만년 전의 공룡 멸절(滅絶) 원인이 암이었다는 견해도 있다. 미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의 후안 콜라박사는 “지구가 속한 은하계로부터 20광년 거리 안에서 소멸되는 별들로부터 원자를 구성하는 중성자가 방출돼 공룡에게 암을 유발했을 것”이라고 1996년 1월11일자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지에서 주장했다.

그게 사실이 아니더라도 암은 현대문명병만도 아니고 나폴레옹(위암), 브람스(간암), 바르토크(혈암), 투르게네프(척수암), 미테랑(전립선암), 오드리헵번(장암) 등 인간만이 걸리는 병도 아니다. 발암물질을 투여 받은 실험용 쥐뿐이 아니라 일본 도쿄대 농학부 가축병원엔 늘 암에 걸린 개나 고양이, 원숭이가 입원 중이다. 치료법도 사람과 똑같고 피부암, 혈암 등 종류도 가지가지다. 개 중엔 독일 산 복서가 잘 걸린다.

사람과 가장 닮았고 이름까지도 '숲 속의 사람'이라는 뜻의 오랑우탄(猩猩이)에겐 위암이 많다. 원숭이의 암 사망률도 사람과 비슷하다. 심지어는 곤충과 식물까지도 암에 걸린다. 그렇다고 남자의 유방암 등 몸 구석구석 별의별 암에 다 걸리는 인간 암 환자에게 위로가 되리라는 뜻은 아니다. 발암 연령도 파괴된 지 오래다.

일본에선 10세, 국내에선 15세 위암 환자가 발견된 것쯤은 놀랄 일도 아니다. 소아 암을 넘어 '태아 암'까지 발생한다. 도무지 언제 어떤 기괴한 암에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데 한 가지 기묘한 게 있다. '캔서 헤어(Cancer hair, 癌髮)'라는 용어다. 독일의 슈릿데(Schridde)박사 논문에 의하면 암 환자 중 흰머리(白髮)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아직도 사형선고로 아는 게 암이다. 그런데 지난해의 암 환자 수가 11만100여명으로 전년보다 5천명이나 증가하는 등 발암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게 국립건강보험공단의 분석 결과다. 특히 대장암과 유방암 발생률이 높다는 것이다. 어떤 암이든 수월한 암은 없다. 그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오동환(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