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은 안으로 굽는다'라는 우리 속담과 같이 북한에는 '잔 잡은 팔이 밖으로 휘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다. 한솥밥 먹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도우며 편을 든다라는 뜻이다. '초록(草綠)은 동색(同色)' '가재는 게편', 무리끼리 서로 통하여 응한다는 동성상응(同聲相應)등도 같은 표현이다.

미국에는 '메아리는 같은 소리를 낸다(Similar sounds echo one another.)' 라는 속담도 있다. 사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 친근한 쪽으로 마음과 행동이 쏠리는 것을 지적할때 자주 쓴다. '옹호'나 '두둔'도 마찬가지다. 막는다, 가린다의 옹(擁)과 지키고 보호한다는 호(護)의 옹호는 '편을 들고 두둔하여 보호하는 것' '무엇을 두둔하고 지지하여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이해를 같이하는 집단내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것 또한 옹호와 두둔이다. 힘의 불균형이 초래돼 궁지에 몰리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적극적인 옹호와 두둔이 없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보편화 됐다. 가장 보편화 된 곳은 정치권일 게다.

오죽하면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라는 등식(?)이 성립되고 뭉쳤다하면 이념과 소신을 팽개친채 오직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기 일쑤니 말이다. 이해관계가 오래된 한나라당은 그렇다치고 분당한 민주당과 통합신당도 마찬가지다. 경제가 어려운 최근의 국정현안을 다루는 정치권을 보면 더욱 실감난다.

그러나 요즘 정치권에서 배운 것도 아닐텐데 참여정부내에서도 장관의 제식구 감싸기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그것도 국민적 반감을 살수있는 내용들이다. 태풍때 제주골프파문을 일으킨 경제부총리를 옹호한 법무장관의 발언이나 해양수산부장관의 대통령을 위한 오페라 발언이 그것이다. 나라가 어려울수록 사정(私情)을 버리고 공무에 따라 서로 공경하고 협조하는 것이 공복(公僕)의 도리다.

이를 망각한채 자신들의 보신(保身)을 위해 실책을 옹호하고 두둔하는 것은 지나친 동성상응(同聲相應)이 아닐수 없다./정준성(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