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한우(韓牛)라도 지역과 외모, 쓰임에 따라 부르는 우리말은 참으로 다양하다. 평안북도 벽동 창성지방에서 나는 크고 힘센 소는 '벽창호', 주로 남쪽지방에서 나는 황소로 살은 쪘으나 억세지 못한 소는 '길치'라 부른다. 원인모를 불임암소는 '둘소', 머리로 잘받는 버릇이 있는 황소는 '부사리', 거세한 비육우는 '불친소', 귀가 작은 소는 '귀다래기', 다리가 짧고 몸집이 큰 비육우는 '나남치', 털빛이 누르스름하고 붉은소는 '불암소', 중간치의 수송아지는 '엇부르기', 성질더러운 소는 '찌러기', 짐싣는 수레를 끄는 큰소는 '차부소'라 부른다. 그런가하면 두마리 소가 밭을 갈때 힘이 센 소는 왼쪽에 약한소는 오른쪽에 매고 '웨나소'와 '마라소'라 불렀다.
소가 제공하는 고기의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갈비를 단연 으뜸으로 친다. 붙은살이 제일 맛있는 고기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도축(屠畜)상 안창살, 제비추리, 토시살도 갈비에 속한다. 안창살은 갈비 안쪽을 가로질러 있는 얇은 횡경막이고 왼쪽이 오른쪽보다 맛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갈비 안쪽 흉추의 몸통에 길게 붙어있는게 제비추리다. 제비는 수제비 제비뽑기 등과 같은 뜻으로 안쪽에 길게 붙은 고기를 손으로 잡아 추리던데서 유래된 말이다. 토시살은 갈비 안쪽에 붙어 있는 두꺼운 횡경막 부위의 살코기다. 모두 워낙 양이 적고 맛이 좋아 갈비에서 분류된 것이다. 대표적인 갈비요리는 찜과 구이다. 수원은 숯불로 굽는 갈비요리의 본고장으로 유명하다. 1940년대 지금의 영동시장내에서 제과점을 경영하던 이귀성(李貴成)씨가 해방이 되면서 화춘옥(華春屋)이란 음식점을 열고 갈비에다 양념을 넣고 무쳐서 재어 놓은 다음 구워 팔기 시작했다. 갈비찜이 대중을 이루던 시절 숯불에 구운 이 갈비는 맛이 일품이어서 바로 전국으로 퍼졌고 수원 숯불갈비의 시초가 되었다. 이런 수원에서 오늘부터 갈비축제가 시작됐다. 훌륭한 먹거리를 다시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鄭俊晟(논설위원)
갈비축제
입력 2003-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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