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과 지구와 달은 별이 아닌 것처럼 착각하기 쉽지만 그게 아니다. 태양은 지구와 약 1억5천만㎞ 거리에 있지만 가장 가까운 항성(恒星)이고 지구 또한 태양계의 아홉 행성(行星) 중 하나다. 달 역시 지구와 평균 38만4천400여㎞ 거리지만 지구를 끼고 도는 지구의 위성이다. 인간은 별을 쳐다보며 별에 산다. 그러나 별도 별 나름이다. 태양별은 크기만도 지구의 130만 배나 된다. 그러니까 1억5천만㎞ 밖의 태양별에서 지구별을 바라본다면 보이지도 않는 미미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달'이라는 별은 더욱 그럴 것이다.
천지 창조주가 어딘가로부터 한 움큼씩 움켜다가 홱홱 뿌려놓은 듯한 은모래 밭…은하계엔 적어도 1천억개의 별이 흩어져 있다. 그토록 많은 별의 밝기, 즉 광도(光度), 휘도(輝度)의 등급은 모두 다르다. 육안으로 보이는 별이 1∼6등성(等星), 작은 망원경으로 보이는 별이 7∼11등성, 대형 망원경이라야 보이는 별이 23등성까지다. 가장 밝은 '특등성'은 태양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1999년 8월26일 미 우주왕복선 콜롬비아호가 우주 공간에 띄워놓은 챈드라 망원경이 촬영한 별 퀘이사(Quasar)는 태양보다도 수천만∼수억배나 밝다. 그런 별을 '특등성'이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거꾸로 '마이너스 몇 등성'으로 등급을 매긴다. 백색 별 시리우스(Sirius)가 마이너스 1.5 등성이다.
그럼 최하 등성은 어떤 별일까. 아무리 지구별로 부서져 내리는 부스러기 별, 별똥별일지라도 그 이름에 별 성(星)자가 붙는 한 별이고 그게 유성(流星)이다. 그런 별똥별 소나기가 오늘 새벽 쏟아져 우주 쇼를 연출했다. 2001년 11월19일 오전 3시의 시간당 3만개와는 비교가 안되지만 그래도 신비로운 장관이 아닐 수 없다. 별 신통한 일도 없는 세상사 잠시 까맣게 잊고 '생겨나서 크고 늙고 사라져 가는' 과정이 인생과 닮은 별똥별 소나기에 자지러지게 취해 봄도 어떨까. /오동환(논설위원)
별똥별 소나기
입력 2003-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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