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8월 1일이야말로 이집트를 비롯한 고대 지중해 문명권 국가는 물론 인류문화사에 하나의 의미 심장한 획을 그은 날로 기록될 것이다. 다름 아닌 세계 최고(最古)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이집트 북부 알렉산드리아에 장장 1천600년만에 복원, 개관된 날이기 때문이다. 1987년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호소를 받아들인 유네스코가 전세계에 호소, 건립비 2억5천만달러 중 1억달러를 아랍에미리트 사우디 이라크 오만 프랑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이 분담했고 캐나다가 참나무 목재를, 짐바브웨가 대리석을 대는 등 11층 구조에 연면적 8만5천㎡의 멋진 도서관을 완공했대서만이 아니다.

알렉산더 대왕의 이름을 딴 알렉산드리아에 일찍이 기원 전 4세기부터 존재했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의 아르키메데스, '기하학 원본'의 유클리드(Euclid), '헤론의 공식'의 헤론(Heron), 해부학과 생리학의 기초를 확립한 헤로필로스(Herophilos), 지구의 둘레를 추산해낸 에라토스테네스(Eeratosthenes) 등 대학자들이 당시 70만권의 파피루스 도서를 열람했던 곳이고 2001년 복원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바로 그들이 앉았던 열람석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고대 지중해 문명권 국가뿐 아니라 전 인류 문화의 요람이자 보고(寶庫)가 바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인 것이다. 83년 12월 6일 미 의회 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그 어마어마한 5천만권(당시)의 장서를 둘러보며 떠올렸던 도서관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었다.

일개 도서관의 문화사적(文化史的) 가치와 의미는 그만큼 중요하고도 심장하다. 300년 역사에도 못 미치는 미국에만도 10개가 넘는다는 대통령 도서관, 그러나 우리에겐 없던 대통령 도서관이 드디어 'DJ 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개관됐다는 건 자못 의미가 크다. 이제 이 땅에도 '대통령 문화'라는 말이 나돈 지 오래다. 'DJ 도서관'이 우리 대통령 문화의 자랑스런 기초가 되기를 기대한다. /吳東煥(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