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휘발유로 정부가 규정한 연료첨가제 세녹스의 ℓ당 가격은 900원대이다. 휘발유가 1천300원에 육박하는 것을 보면 자동차 운전자들에겐 굉장히 싼 가격이다. 한 벤처기업이 개발한 세녹스는 솔벤트, 메틸알코올, 톨루엔 등을 혼합한 제품으로 휘발유에 비해 힘이 달리지 않고 엔진을 깨끗이 한다. 교통세나 교육세 등이 면제되어 휘발유보다 400원 가량 싸다. 진정한 매력은 친환경적 연료라는 것이다. 발암물질이 거의 없으며 공해를 30% 줄여준다고 한다.
세녹스 때문에 휘발유 판매량이 줄어들자 주유소 업계에서 반발하고 있다. 주유소협회는 정부가 세녹스를 잘 단속하지 않는다며 한 때 휴업을 결의하기도 했다. 그래서 한적한 도로변에서 음성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일단 주유소편을 들었다. 세녹스의 휘발유 비율 40%는 유사 휘발유라고 보고 세녹스 판매점을 석유사업법위반으로 고발한 것이다. 그런데 검찰에 의해 기소된 세녹스 제조사에 대한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지법 형사2단독은 최근 한국석유품질검사소 등에 성능시험을 의뢰한 결과 세녹스의 품질이 휘발유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재판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재판부는 '가짜 휘발유는 단속해야 하지만 세녹스의 경우 휘발유와 큰 차이가 없고 특허까지 받은 상품'이라고 언급해 무죄선고 가능성을 시사해주고 있다.
오는 20일 '세녹스'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주유소협회가 담당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세녹스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릴 경우 업계 전체가 동맹휴업도 불사하겠다고 또다시 으름장을 놓았다. 세녹스측은 반론을 제기한다. '대기오염의 주범은 자동차다. 자동차는 갈수록 늘어나 대안이 별로 없으니 친환경적인 연료를 사용토록 권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세녹스는 무세제 세탁기에 이은 우리의 기술로 만든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일본에도 수백억원어치를 팔아 호평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휘발유와 '유사휘발유'의 한 판 승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李俊九 (논설위원)
세녹스
입력 2003-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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