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 얼굴 만들기에 1천200만원, 전신 성형엔 2천900만원' …1987년 9월 미국의 '피플'지가 밝힌 성형 수술 가격이다. 요즘의 성형 미인 공사(工事) 비용이랄까 제조 코스트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6월28일자 영국의 '더 선'지에 따르면 할리우드 여배우 데미 무어가 가슴 성형에 2만2천유로(약2천900만원), 배와 엉덩이 지방 제거에 13만유로(약1억7천만원) 등 6년간의 장기 '전신공사(全身工事)'에 들인 비용은 무려 36만유로(약4억9천만원)라고 했다. 프랑스 여우 카트린 드뇌브도 자신의 미모가 성형 덕분이라는 소문을 시인(93년 1월)했다. 그렇다면 '얼음장처럼 차갑고 빈틈없는 여자'라는 그녀의 성형 공사 대금은 얼마나 됐을까. 2001년의 미스 베네수엘라 안드레이나 프리에토 양도 “성형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남성들도 주저치 않는다. 독재자 무솔리니는 전쟁터에서 적을 좀 더 잘 볼 수 있도록 40세 이상의 장교들에게 쌍꺼풀 수술을 하도록 했고 아르헨티나의 메넴 대통령은 대통령 관저에 성형외과 의사를 아예 상주시켜버렸다. 미국 남성들이 가장 많이 받는 수술은 마이클 더글러스나 아널드 슈워제네거 같은 강한 인상의 턱 만들기다. 늘어진 주름과 근육 제거 등 신체적인 나이를 되돌리는 'AA 수술' 즉 안티 에이징(Anti Aging) 수술에는 노인들도 극성이다.
그러나 가수 마이클 잭슨처럼 수술 부작용도 많고 수술 실패로 자살하는 예도 있다. 그런데도 보다 나은 미(美)를 위한 이른바 뷰티산업은 나날이 번창하고 가장 많은 의사 지망과(科) 역시 성형외과다. 그러니 중국의 성형수술 붐도 이상할 게 없고 우리 여대생의 11%가 수술을 받았고 22%가 받을 생각이라는 어느 설문 조사 결과도 놀라운 일이 못된다. 21세기는 비너스, 아프로디테 등 미의 여신이 자살해버리는 세기가 될지도 모른다. /吳東煥(논설위원)
성형미인
입력 2003-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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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1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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