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지방에 사는 벌레잡이식물(食蟲植物) 네펜데스는 곤충을 잡는 통의 길이가 60㎝에 이르고, 그 주둥이의 지름이 18㎝나 되는 것이 있다. 큰 곤충뿐 아니라 거미, 달팽이는 말할 것도 없고 때로는 쥐 같은 작은 짐승이나 제법 큰 새를 잡아먹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크기가 1㎝정도로 식충식물중 세계에서 가장 작다하여 이름 붙여진 피그미 끈끈이주걱이란 것도 있다. 물속에 사는 벌레먹이말이는 뿌리도 없이 통발을 열고 물 속을 둥둥 떠다니다 걸리는대로 물벼룩이나 장구벌레 등을 잡아먹는다. 단 한번의 자극에도 100분의 1초라는 속도로 번개처럼 통발을 닫는다고 한다. 이때 발생하는 전압으로 먹이를 기절시켜버리는데 그 전압이 자그마치 130V라니 그야말로 기절초풍할 속도와 힘이다.
포충엽을 벌리고 있다가 벌레를 잡는 파리지옥풀의 촉각은 한번 건드리면 닫히지 않고 꼭 두번을 연속 건드려야 닫힌다. 이때 닫히는 힘이 얼마나 센지 붙잡힌 파리의 배가 터질 정도란다. 두번 건드려야 닫히는 이유는 낙엽이나 바람 등 무생물이 건드릴 때 속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한번과 두번을 통해 생물과 무생물의 차이를 구별해내는 것이다. 지각 능력이 없다고 알려진 식물이 얼마나 정교한 생존장치를 가지고 있는지 신기할뿐이다. 식충식물이 먹이를 잡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포충엽을 이용하는게 있는가 하면 다가오는 벌레를 빨아들여 잡아먹는 통발식도 있다. 벌레를 일단 끈끈이에 달라 붙게한뒤 샘털과 잎몸을 움직여 먹이를 포위해서 소화 흡수하는 것도 있고 샘털은 가만히 있고, 잎몸으로 감아서 잡아먹는 것도 있다. 이밖에 함정식 역모식 활연 등도 있다.
식충식물은 전세계적으로 563종에 이른다. 우리나라에도 16종이 산다. 청정지역에서만 자생한다는 이런 희귀식충식물중 하나인 땅귀개의 국내최대군락지가 인천시 중구 무의도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이다. 환경오염이 전국최고라는 인천의 오명(汚名)을 조금이라도 덜것같은 생각에 반가움이 절로 느껴진다. /鄭俊晟(논설위원)
食蟲植物
입력 2003-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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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2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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