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선거의 해가 돌아왔다. 1천억원에 가깝다는 불법대선자금이 검찰수사에서 속속 드러나고 현역 국회의원들이 줄줄이 감옥에 들어가고 있다. 대선자금까지 떼어먹은(?) 사람까지 있다는 것이다. 매번 선거철만 되면 '이런 사람이 뽑혀서는 안된다'는 후보자격에 대한 논의가 있어왔지만 정말 선량을 제대로 뽑았는지 후회스런 요즘이다.
선거철만 되면 등장하는 '후보 선발기준'을 보면 돈봉투나 선물로 표를 사려는 자, 인기 공약만 남발하는 자, 혈연 지연에 호소하는 자,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자,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자, 철새처럼 당을 옮겨다니는 자, 이권 개입을 좋아하는 자, 가난한 자를 돌볼줄 모르는 자 등이다. 그러나 막상 여기에 해당되지 않고 출마할 수 있는 후보가 우리 정치현실에 한 사람이라도 있을까. 그래서 선량(選良)을 뽑는 일이 어려운 것이다. 그렇더라도 비교적 흠결이 없고 좋은 사람을 뽑는 일이 나라를 위해 유권자가 해야할 일이다.
이번 4월 총선의 화두 또한 '후보 자격'이다. 지난 선거에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낙선운동이 회오리 바람을 일으킨 데 이어 이제 당선운동도 한다고 한다. 한나라당을 비롯해 각 정당마다 아예 출마를 포기하는 중진급을 포함한 현역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이번 4·15 총선은 사상 최대의 공천 물갈이 속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선관위도 유권자가 후보로부터 얻어먹은 금액의 50배를 과태료로 물린다고 한다. 설렁탕 5천원짜리를 얻어먹으면 25만원을 물게 된다. 새 정치 문화를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시민단체들도 예전같지 않은 태세로 총선을 대비하고 있다. 낙선·당선운동도 좋지만 결국은 유권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후보를 찾아내야 한다. 후보는 지금 신중히 스스로 자격을 점검해야하고 유권자는 선거혁명의 마음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링컨과 케네디의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유권자 한 사람의 무지가 나라를 망칠 수 있다'는 말을 명심하자. /李俊九(논설위원)
선량의 자격과 물갈이
입력 2004-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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