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속담은 ‘어린이가 없는 집안은 무덤과 같다’고 했고 영국의 속담은 ‘집안에 애들이 없는 것은 지구에 태양이 없는 것과 같다’고 했다. 영국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가 ‘어린애의 몸은 신의 몸과 같다’며 어린이의 몸을 신성시했다면 신약성서 마가복음은 ‘누구든지 어린이처럼 순진한 마음으로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코 거기 들어갈 수 없다’며 어린이의 마음을 찬양했다. ‘90세 노인과 어린이는 죄가 있어도 벌하지 않는다’는 ‘예기(禮記)’의 말씀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한 워즈워드의 말도 어린이야말로 어른이 닮아야 할 천사의 모형이기 때문이다.
보호되고 존중돼야 할 어린이가 그렇지 못한 것은 어른 탓이다. 오늘이 어린이날이 아니더라도 ‘어린이 헌장’ 위반 죄로 고발당해야 할 어른들과 어린이 앞에 사죄해야 할 어른들은 너무나 많다.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한다’는 어린이헌장 제1조와 ‘균형 있는 영양과 질병 예방’을 강조한 제2조부터 어른들은 내다버리고(棄兒) 학대하고 구타함으로써 위반하고 균형 있는 영양은커녕 아예 굶겨버리고 돌보지 않아 병들고 죽게 함으로써 위반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버림받아 구걸, 매춘, 마약, 노역(勞役), 전쟁터 등 위험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것인가. 세계보건기구(WHO)는 그 수를 1억명으로, 아시아에만 3천만명으로 헤아린다. 타이완(4월 첫 일요일), 중국(6월1일), 아프리카(6월 셋째 월요일) 등 어린이날이 있는 나라들도 다를 바 없다.
일본은 5월5일 어린이날 말고 여자 어린이날이 따로 있다. 인형축제가 열리는 3월3일이 그 날이다. ‘오늘은 어린이날/우리들 세상’의 ‘어린이 세상’은 오늘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내일, 모레, 글피, 그글피…. 구김살 없는 어린이 세상, 보호받고 존중받는 어린이 세상은 매일같이 이어져야 마땅하다. /吳東煥(논설위원)
어린이 세상
입력 2004-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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