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운동 시민단체 '지우다우'가 장애인 130명을 모시고 금강산에 다녀왔다고 한다.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씨 등이 스스로도 뿌듯하고 남북 관계자도 놀랍고 대견한 산행을 했다는 소식이 크게 보도됐다. 문득, 김수영의 시 '거대한 뿌리'도 생각나고, 문익환의 시 '꿈을 비는 마음'도 떠오른다. 통일은 남북의 장애 가진 이들까지 왁시글덕시글 어깨동무를 할 때 완성될 터이다. '지금 우리가 다음 우리를' 생각하고 준비한다는 '지우다우'의 살뜰한 마음씀씀이가 짚인다.
같은 장애인이지만 정신장애인과 가족들이 겪는 비애과 고통은 그 폭이 훨씬 넓고 깊다. 이번 산행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씨도 참가했다. 하지만, 배씨는 워낙 유명해진 특별케이스고, 보통 정신장애인은 이런저런 행사에서 소외되기 일쑤다. “정신장애인들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능력이 없습니다. 보호자들이 대신해 주어야 하지요. 그런데 복지정책과 법률은 장애 당사자 위주로 돼 있습니다. 가장 딱한 장애인이 될 수밖에 없지요.” 어느 정신장애인의 어머니로부터 들은 얘기다. 사회적 편견도 여전하다. 이들은 '언제 어떤 사고를 칠 지 모르는 사람들'로 치부된다. 일반인의 범죄율이 4%인데 반해 정신병력자들의 경우 그 절반인 2%인데도 그렇다. 정신질환 완치율은 70%가 넘지만 편견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비율이 70~80%나 된다. 정신질환자의 65%는 의료보호대상자다. 그들은 가난과 질병이라는 이중굴레에 갇혀 있다.
수원 정신보건센터가 오늘 오후 만석공원에서 정신건강의 날 행사를 갖는다. 올해 주제는 '섬으로 소풍가자!'다. 편견을 버리고 넘어'섬'으로, 비운 자리를 사랑으로 채워서 다가'섬'으로 함께 가보자는 권유다. 비움 걷기대회 등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참가비 3천원이면 누구나 마음이 닮아갈 수 있는 자리인 듯하다. /楊勳道(논설위원)
'섬으로 소풍 가자!'
입력 2005-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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