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세종로 을지로 충무로 퇴계로 충정로 원효로 율곡로 다산로, 독일 울름(Ulm)시의 아인슈타인 가(街)나 피히테 가, 파리의 헤밍웨이 거리 등 일개 거리 이름이 아니라 북한의 김정숙 군, 김책 시처럼 도시와 주 이름도 인명에서 온 예는 흔하다. 미국의 워싱턴부터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에서 왔고 뉴욕만 해도 영국 찰스 2세의 동생인 요크 공에서 연유했다. 영국 스페인 멕시코 등 기독교 국가의 식민지였던 미국엔 특히 성경의 성인 이름을 딴 도시가 많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샌안토니오, 샌앤젤로, 샌클러멘티 등의 ‘샌’이 모두 ‘성(聖)’을 뜻한다.

세인트루이스, 세인트로렌스, 세인트찰스 등의 ‘세인트’나 상파울루의 ‘상’ 산호세의 ‘산’도 마찬가지다. 루이지애나와 뉴올리언즈는 각각 프랑스의 루이와 오를레앙에서 왔고 조지아는 영국의 조지아 왕, 버지니아는 엘리자베스 1세(처녀)에서 유래했다. 페테르부르크, 리빈스키로 복귀한 러시아의 레닌그라드, 안드로포프와 고리키 시, 칼리닌 시도 있고 베트남의 호치민 시도 있다. 인명에서 온 국명, 대륙 이름은 어떤가. 콜롬비아는 콜럼버스에서, 필리핀은 스페인 왕 펠리페(Felipe) 2세에서, 니카라과는 추장 이름 니카라오(Nicarao)에서 왔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사우드 왕 자손이 지배하는 아라비아’라는 뜻이다. 잉글랜드, 스웨덴, 도이칠란트, 프랑스 등은 민족 이름에서 온 국명이고 아메리카 대륙은 항해가 아메리고(Amerigo)에서, 유럽은 그리스 신화의 여신 유로파(Europa)에서 유래했다.

축구 스타 박지성 길이 수원에 개통돼 화제다. 2002년 월드컵 때 중국과 일본 신문이 보도해 알려진 그의 한자 이름은 ‘朴智星’이었다. 스타 치고도 ‘지혜로운 스타(智星)’라는 뜻이다. 이제 에인트호벤 팬들을 비롯한 전 세계 축구 팬에게 보란 듯이 보다 크게 빛나는 지혜로운 별로 대성하는 일만 남았다. 吳東煥(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