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6일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보도관은 중국과 일본의 군사비를 비교, 불만을 터뜨렸다. “2004년의 중국 군사비가 겨우 256억달러인데 비해 일본은 중국의 1.62배나 된다. 인구 비례로도 일본은 1인당 1천300달러인데 중국은 겨우 23달러로 자투리에 불과하고 군대 비례로 봐도 1인당 일본은 20만달러인데 중국은 1만3천달러로 일본이 15배나 많다”며 '겨우'라는 단어를 두 번이나 써가며 격차를 강조했다. 그는 또 일본 국토는 중국의 25분의 1이고 인구도 10분의 1밖에 안되는데 그런 막대한 군사비를 쓰는 목적이 도대체 무엇이며 어디를 위협하기 위함인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실제로 쓴 2004년 중국의 군사비는 354억달러로 거의 100억달러나 많았다.

작년 6월 7일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2004년의 세계 군사비가 무려 1조달러를 넘었다고 발표했다. 전년에 비해 6%가 증가해 세계 인구 1인당 162달러, 세계총생산의 2.6%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영국(474억달러), 프랑스(462억달러), 일본(424억달러), 독일(339억달러) 등 선진국일수록 군사비가 많고 특히 최강국인 미국의 군사비(4천553억달러)는 전체의 47%나 차지한다는 점이다. 2000~2004년의 무기 수출액만도 러시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5개국이 전체의 81%나 된다. 만약에 지구보다 강한 외계의 군대가 내습해 무장 해제를 시킨다면, 그래서 지구 전체가 일시에 평화공존을 선언해 군사비 1조달러를 빈곤 퇴치에 쓴다면 어떻게 될까. 하루 2달러로 연명한다는 30억 난민은 단숨에 구제될 것이다. 꿈같은 상상이다.

작은 정부 지향에야 역행일지 모르지만 우리의 국토방위를 위한 방위사업청 출범이야 당연한 사안일지 모른다. 다만 초대 청장이 동명이인(同名異人)의 ‘김정일’이라는 발표에 잠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을 뿐이다.
/吳東煥(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