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효과는 사람만 보는 게 아니다. 미국의 식물육종학자 댄 칼슨이 개발한 ‘소닉 블룸(sonic bloom)’―‘전파의 꽃’ 효과, 인도의 식물학자 싱 교수가 응용한 전통음악 라가(raga) 효과, 한국 농촌진흥청이 실용한 ‘그린 음악’ 등 동·식물에 음악을 들려줘 생육을 촉진하는 시도는 이미 1860년대 ‘종의 기원’의 찰스 다윈 이후 계속돼 왔다. 물소리, 새소리 등의 숲 속 그린 음악을 틀어주면 달걀 산란 수는 물론, 누에나방 산란 수도 22%나 증가하고 해바라기와 뽕나무 키도 29%나 더 자란다는 것이다. 더욱 신기한 건 음악의 저음 부분을 진동으로 느낄 수 있도록 바꿔주는 장치인 트랜스듀서를 술 빚는 탱크에 붙여두면 발효와 숙성이 빨라지고 술맛도 한결 부드러워진다는 사실이다. 이 기술을 이용한 일본 와인이 바로 1990년대 초의 ‘모차르트’였다.
사람의 경우 태교음악부터 정신병 치료 등 ‘시술(?)’ 안하는 음악요법이 없을 정도다. 임신 초기엔 슈만의 ‘꿈’ 마스네의 ‘타이스명상곡’ 생상스의 ‘백조’ 등 포근하고 부드러운 곡, 임신 중기엔 차이코프스키의 ‘안단테칸타빌레’ 리스트의 ‘사랑의 꿈’ 등 서정적이고 율동적인 곡, 말기엔 멘델스존의 ‘노래의 날개 위에’ 베토벤의 ‘전원’ 등 밝고 희망찬 곡, 출산 진통 땐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기쁨’ 젖먹일 땐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 등. 그리고 우울증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 불면증엔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0번’ 위장병엔 요한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 고혈압엔 생상스의 ‘교향곡 2번’ 등.
건당 2천원의 휴대폰 음악을 듣고 그림을 보면 숙취 해소와 변비 치료, 소화불량 방지와 피부 노화를 예방한다는 이동통신 3사에 중단조치가 내려졌다. 이런 음악요법 상술이 과장인가 아닌가의 헷갈리는 답은 써본 사람의 기분이 쥐고 있지 않을까 싶다.
/吳東煥(논설위원)
휴대폰 음악요법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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