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레시아스는 고대 그리스의 '족집게 도사'다. 그는 앞을 보지 못한다. 그가 맹인이 된 사연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째가 제우스의 분노설이다. 제우스가 헤라와 가벼운 논쟁을 하고 있었다. 섹스를 하면 여성과 남성 중에 누가 더 쾌락을 얻는가. 여성의 몸으로 살아본 적이 있던 테이레시아스는 여자 쪽이 압도적으로 더 즐겁다고 말했다. 쫀쫀한 제우스는 그의 눈을 멀게 했다. 대신 미래를 읽을 수 있는 마음의 눈을 주었다. 둘째는 여신 아테네의 분노설이다. 테이레시아스가 목욕 중인 아테네의 알몸을 훔쳐보았다. 인간인 주제에 감히 신의 나체를 본 죄로 그는 눈이 멀게 되었다. 아테네 역시 그 보상으로 그의 심안(心眼)을 열어주었다.
테이레시아스라는 이름 자체가 '조짐을 읽는 자'라는 뜻이다. 그는 나르키소스에 대한 예언으로 유명해졌다. '자기 얼굴을 보지 않으면 오래 산다'고 테이레시아스가 분명히 말했지만, 나르키소스는 물에 비친 제 얼굴에 반해 결국 한떨기 수선화가 되어버렸다. 고대 그리스의 '여자 족집게 도사'는 카산드라다. 그녀는 아폴론의 구애를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예언능력을 얻었다. 하지만 그녀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그 벌로 그녀가 아무리 족집게 예언을 해도 아무도 그녀를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카산드라는 트로이 전쟁에서 잇따라 중요한 예언을 했지만 누구도 믿지 않았다.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주가지수가 과연 1천500선을 돌파할 것인가?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투자자들과 출마자들로서는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다양한 한국의 테이레시아스와 카산드라들이 '분석과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한편에서는 점집마다 문전성시라는 소문도 봄바람에 실려온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자. 이들의 '예언'이 들어맞은 적이 얼마나 있었던가. 차라리 '영구의 충고'가 정답 아닐까. “별들에게 물어봐!!!”
/楊 勳 道 (논설위원)
족집게 도사
입력 2006-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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