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있으면 4월5일 식목일이다. 식목일은 말 그대로 나무를 심는 날이다.
식목일은 24절기상 청명(淸明)·한식(寒食) 등과 겹친다. 청명은 잘 알다시피 춘분(春分)과 곡우(穀雨) 사이로 양력으로 치면 4월5, 6일에 해당한다. 이 무렵은 맑고 밝은 봄날씨가 시작된다고 해서 청명절(淸明節)이라고도 한다.

또 한식은 음력으로 동지(冬至)부터 105일째 되는 날이다. 양력으로 역시 4월5·6일로 예로부터 설날·단오·추석과 함께 4대 명절로 꼽는다. 우리 속담에 '한식(寒食)에 죽으나 청명(淸明)에 죽으나'란 말이 있다. 이는 한식과 청명은 하루 사이이므로 '하루 먼저 죽으나 늦게 죽으나 같다'는 뜻이다.

한식은 이날 만큼은 불을 피우지 않고 찬 음식을 먹는다는 옛 풍속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옛날 중국 진(晉)나라 충신 개자추(介子推)의 혼령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라 해서 후손들이 만든 날이라고 한다. 개자추가 간신에게 몰려 산속으로 숨었는데 주군인 문공(文公)이 그의 충성심을 알고 찾았으나 산에서 나오지 않자 나오게 하기 위해 산에 불을 질렀다고 한다. 그러나 개자추는 나오지 않고 불에 타 죽었고 이후 사람들은 그를 애도해 찬밥을 먹었다고 하는 그런 날이다.

식목일을 4월5일로 정한 것은 24절기의 하나인 청명 무렵이 나무 심기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농가에서는 이 무렵 농작물의 씨를 뿌린다.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식목행사가 시작된 것은 1911년 조선총독부가 4월3일을 식목일로 지정하면서부터라고 한다. 그러다 1946년 미 군정청이 4월5일을 식목일로 제정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일제의 식민지 수탈과 6·25 한국전쟁을 겪은 우리나라는 대부분 산이 민둥산이 될 정도로 산림이 황폐화됐으나 종전후 정부와 전 국민의 노력으로 만족스럽진 않지만 다시 현재의 산림 모습을 되찾았다.

인천시가 안상수 시장의 공약사항으로 올해부터 5년간 300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에 돌입했다. 경제규모, 인구수 등에서 인천이 어느덧 서울, 부산에 이어 전국 3대 도시로 성장했고 앞으로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도시로의 발전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생활환경 수준은 아직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대전의 녹지율이 61.9%, 대구 65%, 부산 53%, 서울 50.4%, 광주 47.3%인데 반해 인천은 37.7%로 전국 6대 도시중 최하위다. 공원조성률에 있어서도 서울 80%, 부산 26%, 대구 33%, 광주 77%, 대전 35%에 달하고 있지만 인천은 고작 25%에 불과하다. 그것도 인천의 공원·녹지의 70% 이상은 계양산, 철마산, 만월산, 문학산, 청량산 등 도시 외곽에 편중돼 있는 상태다.

인천시는 이런 시대적,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올해를 '300만그루 나무심기 원년'으로 정하고 녹색도시 인천건설에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시는 오는 2006년까지 3천700억원을 들여 자투리땅을 활용한 '푸른 마을쉼터'를 만드는 등 시가지 녹화에 이어 산림주변, 송도신도시, 도심 공원·녹지 조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공공부문에서 210만그루, 민간부문에서 90만그루를 각각 심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재원을 단계적으로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인천시의 300만그루 나무심기사업은 300만그루라는 수치적 측면보다는 인천을 푸른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따라서 이런 의지에 얼마만큼 인천시민들이 공감대를 갖고 동참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민 1인1그루 갖기운동, 사랑의 나무보내기 운동, 동심에 나무사랑 심어주기 운동 등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푸른인천'은 단시일내에 이뤄지지 않는다. 지속적인 노력과 시민들의 애향심이 깊어져야만 이룰 수 있는 인천의 꿈인 것이다. 본보는 이에 따라 인천을 푸른도시로 만들기 위한 범시민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 명실상부 녹색도시로 불릴 수 있을 때까지 '그린인천 캠페인'을 펼쳐가기 위해 대장정에 나선다.

인천시민 여러분! 푸른 인천을 만들기 위해 이번 식목일에 좋아하는 나무 1그루씩 주변에 심어 보시지요./전명찬(인천본사 사회·문체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