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고 있다. 아쉽다기 보다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는 이들이 많은 한 해였던 것 같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경기침체의 그늘속에서 헤어나질 못해 가정이 파탄이 나고 꿈과 희망마저 잃었던 사람들. 다가오는 을유년 새해는 뭔가 달라지기를 기대하며 형편이 좀 나아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인천은 이런 어려움속에서도 고통의 체감이 더했다.
통계청이 분석한 연도별 고통지수 추이 변화를 보면 지난 2002년 5.2%에 달했던 고통지수는 올 해 8.5%로 크게 증가했다. 전국 평균치는 7.9%다. 고통지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합한 수치다.
긴 불황에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인천지역의 실업률이 다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달 발표된 고용동향에 따르면 10월중 인천의 실업자가 2천명이 늘어난 5만2천명을 기록하고 있다. 일자리 만들기가 다소 수월한 도소매, 음식숙박업, 서비스업, 건설업 분야에서도 취업자가 감소하고 있어 불황의 한파를 실감케하고 있다.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음식업계는 큰 폭의 매출감소에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연일 호소문을 내고 있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며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어디를 가나 '죽을 맛' 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어떤가. 불황탈출의 희망이 보이는가. 보인다면 지금의 고통쯤이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내년도가 오히려 올해보다 더 어렵고 불황의 한파가 더 매서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간소비 침체는 외환위기때보다 더 심각한 상태고 의욕을 상실한 기업들의 투자심리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금은 죽은 듯이 있는 게 상책이야.” 얼마전 만난 중소기업 사장의 말이다. 뭔가 일을 벌이면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더 높다며 주머니를 꼭꼭 채우고 있다고 한다. 불확실한 시대에 사는 기업인의 지혜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뭔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눈을 인천으로 돌려보자. 비록 과거와 지금은 전국 어느곳보다 경쟁력이 떨어진 도시임에 틀림이 없지만 인천은 분명 밝은 미래, 기회의 땅으로 변하고 있다.
인천의 경제자유구역은 한 지역의 발전을 이루려는 프로젝트가 결코 아니다. 국가생존 전략 차원에서 추진되는 매우 중요한 미래전략인 것이다. 현 정부도 이러한 인식으로 신년을 구상하고 있다. 이해찬 국무총리, 이헌재 경제부총리, 각 부의 장관 등이 27일 대거 인천을 방문한 점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바로 국가경제회복의 돌파구를 인천에서 찾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이 총리는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투자유치 및 개발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경제자유구역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 같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각종 규제가 상존해 있는 상황, 예고되는 집단민원, 담당 공무원들의 정열과 의지의 부족, 정부의 인프라 예산지원 미흡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내년도에는 이런 문제들이 하나 하나 해결되어 인천시민, 더 나아가 국민들이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개발효과가 주변지역으로 파급되어 침체일로에 있던 건설경기와 제조업 등이 되살아나고 음식점에도, 술집에도, 길거리에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고통지수가 어느곳보다 컸던 인천은 이제 해가 갈수록 그 폭을 줄이며 호황의 시대를 맞게 되길 기원해 본다. 그런 날이 오도록 중앙과 지방정부, 각 기관, 시민단체 등 사회구성원 등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인천에서 이런 희망의 싹이 돋아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이 암울한 시대에 사는 사람들의 몫이 아닐까 싶다. /장철순(인천본사 정치부장)
인천에서 돌파구를 찾자
입력 2004-12-28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4-12-28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17 종료
법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유죄가 최종 확정된다면 국회의원직을 잃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됩니다. 법원 판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