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해 4월 초, 지난 10여개월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일본열도의 균열 침몰현상은 이제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이미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일본은 동남아 남미등 세계 각지에 국민 대철수령을 내리고 선박과 항공기를 총동원, 수송작업에 돌입한다. 일본열도가 서서히 바닷물에 잠기고 이러한 와중에 전역에서 매그니튜드 8.5의 대지진이 발생한다. 사망자는 약 3천여만명, 해외철수 인원 7천만∼8천만명에 이르고 이들은 해외에서 기나긴 유랑생활을 한다. 피해는 한국에도 있다. 일본의 피난민이 한국에 비상 수송되고 한국의 남해안 일부가 물에 잠기는 대신 서해안은 융기현상이 일어나 새로운 국토가 생긴다'. 이는 일본의 작가 고마쓰 사쿄(小松左京)가 지난 1973년에 쓴 SF소설 '일본침몰'의 줄거리다. 이 소설에서 고마쓰는 일본침몰의 원인은 판구조론에 의한 지층의 대변동이라 분석하고 이에 관한 그의 지질학에 관한 지식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이 소설의 내용이 얼마만큼 리얼했는지는 당시 베스트셀러기록 외에도 이 소설 출간후 일본인들이 언젠가는 일본이 정말 바닷속에 침몰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게 됐다는 사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오늘날 세계는 어쩌면 이러한 불안감이 정확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현실로 다가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변해 해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프레온가스 아황산질소등 온실가스 배출과 각종 환경파괴·오염 때문이다. 비단 일본 침몰현상뿐이 아니다. 농산물 감산과 수자원 고갈, 지구의 사막화 등으로 인류는 장차 대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부터 10일간 예정으로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고 있는 '지속 가능한 개발에 관한 세계 정상회의'(WSSD)는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지속적으로 경제는 발전시키되 자연환경을 파괴 또는 훼손하지 말고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취지에서 열리고 있는 것이다. 10년 전 리우회의에서 합의한 200여개 환경협약이 그동안 잘 지켜졌는지 점검하고 새로 보완할 내용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문제는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를 규정한 교토의정서가 당초 약속대로 2003년부터 발효될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다. 이 목표가 달성돼야 지구의 온난화를 방지하고 환경을 보존하는 첫 단추를 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의정서가 발효되려면 선진국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 53% 이상(1999년 기준)이 참여하고 동시에 55개국의 비준이 필요하다.
그러나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6%를 차지하는 미국이 이미 교토의정서 탈퇴를 선언했고 16%를 차지하는 러시아의 태도가 확실치 않아 발효는 아주 비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이미 비준이 끝났고 캐나다 등도 비준에 적극적이어서 온실가스 배출 억제와 환경보호를 위한 세계적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게 현실이다. 특히 유럽은 이미 자동차의 주행거리 1㎞당 이산화탄소 배출목표량을 140㎎ 이하로 낮춰 규제할 예정이어서 현재 200㎎ 이상인 국내 자동차 수출에 당장 비상이 걸리는 등 반도체 철강 가전업체등 전 산업에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유럽의 렌트카 업체인 에이비스(AVIS)의 경우 차량 렌트시에 나무 한그루 식수의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을 정도로 업계가 앞장서고 있을 정도다. 이제는 모든 산업과 제품이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21세기 경영에서 낙오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상의가 최근 조사한 결과 대기업 88%, 중소기업 74%가 국제기후변화협약에 관한 내용을 인식,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은 퍽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투자와 기술 부족으로 대부분 업체들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독립적 투자를 못하고 있어 친환경화로 급변하고 있는 세계 무역시장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와 업계는 지금부터라도 연도별 산업별 제품별 오염방지 목료를 설정, 추진하고 이를 감시할 감사제도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러한 기업의 노력이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부는 기업의 환경 경영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제도와 자금지원도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成定洪 (논설위원)〉
21세기는 환경경영의 시대다
입력 2002-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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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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