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불확실성이 증폭하고 있다.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다. 나라 밖으로는 미-이라크 전쟁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으며 내적으로는 북핵과 현대상선 대북비밀송금, 주한미군 감축문제와 같은 민감한 악재들이 지뢰밭처럼 깔려 있다.
이에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승하면서 우리의 경제가 침체되고 불안감은 쌓여 가고 있다. 급기야 11일에는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로부터 우리의 국가 신용등급이 2단계 하향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그렇다고 이런 난제들이 일시적으로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해지고 있다.
위기 아닌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점증하는 불확실성이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이런 현상 한 가운데는 분명 북한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천문학적인 돈을 북한에 보내고 우리는 북한의 핵개발로 뒤통수를 얻어 맞았다.
우리사회 한쪽은 대북 비밀 송금에 대해 진실을 밝히라고 연일 떠들고 그 와중에 비밀송금의 한 주역은 금강산 육로관광의 길을 뚫어 역사적인 일을 해냈다고 눈물을 흘렸다. 참 아이러니한 얘기여서 혼돈스럽고 어리둥절할 뿐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젠 우리는 그 진실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대책을 세우고 마음을 가다듬어 우리에게 다가오는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지 않겠는가.
현재 우리 국민들은 너무 모르는 것이 많다. 북핵의 실체가 그렇고 대북 비밀 송금 문제도 그렇다. 우리는 몇달째 북핵위기를 걱정하면서 정작 북핵의 실상을 모르고 있다. 북한의 핵폭탄 유무는 물론이고 북한이 농축우라늄 핵폭탄을 정말 만들 것인지 협상용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아전인수격인 해석만 분분할 뿐이다.
핵문제 뿐만 아니다. 북한은 남북대화에서도 속을 열지 않는다.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필요한 제안, 필요한 합의만 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대화를 하면서도 언제 그 대화를 중단할지, 또 다른 조건을 내세울지 항상 알 수 없는 것이 북한의 태도이다.
북측이 약속을 깨든 말든, 비난받을 짓을 하든말든 간에 우리는 대화에 우선을 두고 있다. 심지어 서해에서 우리 함정을 격침하고 우리 장병을 살해해도 변함없이 대화와 교류는 물론 금강산관광까지도 이어진다. 북한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집단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가 밝힐 수 있고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현대상선의 비밀 송금문제도 아직 베일에 가려있다. 진실이 밝혀질 경우 남북관계에 악영향이 미친다든지 아니면 현대가 망한다든지 언뜻 이해하기 힘든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궁금해 하고 그 실체를 알고 싶어한다. 무슨 이유로 어떻게 송금이 됐는지 또 어떤 경로로 은행돈이 마구잡이로 북한으로 보내졌는지 그 진상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특히 문제의 자금과 6·15 남북정상회담의 관련 가능성, 즉 대가성 여부에도 의심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따라서 이해 당사자들은 모호한 핑계로 자신들에게 닥칠 위기를 피하려고 하면 안된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의 해명에도 어느 정도 수긍가는 면이 있다. 북한 핵 문제 등이 겹쳐 복잡다단하게 전개 중인 남북관계를 감안해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남북관계를 올바르게 정립하려면 이번 대북 송금의 진상은 밝혀져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그 이해 당사자들의 직접적인 해명이 될 것이다.
이같이 우리의 여론은 분열되고 신뢰는 땅에 떨어지며 불안감은 쌓여가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주저 앉아 하늘만 쳐다 볼 수도 없는 것이 아닌가. 빠른 시일내에 대안과 해법을 만들어내야 한다.
마침 이달 하순인 25일 참여정부인 새 정부가 출범한다. 새정부 출범이 한 전환점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새정부도 시간이 없다. 출범 전이라도 끊을 것은 끊고 해결할 것은 능동적으로 풀어내려는 의지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현재 안고 있는 모든 병폐와 갈등, 모순을 일소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결정이 합리적인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려할 때다. <논설위원 송인호>논설위원>
불확실성 해소가 급선무다
입력 2003-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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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1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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