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기위축이 표면화되면서 소비구매활동이 현저히 저하되고 있다. 도매와 소매를 취급하는 상점들은 너나없이 속을 태우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비교적 고급 상품을 판매해 오던 백화점은 고객을 잡기 위해 더욱 고심하는 모양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날아드는 각종 할인행사 광고지가 백화점의 다급한 심정을 말해 주는 듯하다.
백화점에는 상품을 더 팔려고 이름만 달리하는 다양한 할인행사가 많다. 바겐세일, 가격인하, 초특가전, 이월상품전, 기획상품전 등을 비롯하여 각종 할인행사는 정상가보다 물건값이 싸다는 점은 같지만, 실제 내용은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 여러 가지 할인행사에 대한 속내를 들여다보도록 하자.
먼저 바겐세일은 백화점의 대표적 할인행사로서, 매년 1월, 4월, 7월, 10월 네 번 행사가 있다. 1월과 7월 세일에는 백화점 내 입점 업체들의 참여율이 90%에 달하며, 정해진 일정 기간에 한해 물건을 20~30% 싸게 파는 행사이다.
가격인하전은 신상품을 정상가의 20~30% 정도 싸게 판다는 점에서 바겐세일과 비슷하지만, 상품이 매장에서 철수할 때까지 할인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게 특징이다. 바겐세일처럼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구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초특가전은 상품이 나온 지 2년 이상 지난 제품을 정상가의 60~80%에 판매하는 할인행사이다. 초특가전에서는 기본 정장이나 코트처럼 유행과 상관없는 제품을 반값 정도의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유행을 타지 않고 정장 종류의 제품을 구입하고자 한다면 초특가전을 노려볼 만하다.
균일가전은 1년 이상 지난 재고상품을 종류에 상관없이 일정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이다. 오전에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가면 꽤 괜찮은 제품을 건질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 틈에 끼여 쇼핑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기획상품전은 백화점이 자주 벌이는 할인행사 중의 하나이다. 주로 백화점 통로에 재킷이나 바지 등을 쫙 걸어놓고 싸게 파는 기획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기획상품은 백화점과 생산업체 간에 미리 머리를 맞대고 기획해서 저렴한 제품을 만들어 낸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다만 저렴한 가격의 자재와 원료를 사용해 상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구입할 때 약간의 주의도 필요하다. 가격은 같은 디자인의 매장 상품보다 20~30% 이상 싼 것이 보통이다.
이월행사는 이전 연도의 재고품을 50% 정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행사장 판매대에 상품을 펼쳐놓고 팔며 행사가 끝나고서도 재고가 생기면 다음 행사로 제품을 이월(移越)해서 다시 파는 게 특징이다. 이월상품은 바겐세일과 같은 대형 행사에서 판매되지 않은 상품들이 나오기 때문에 사이즈나 색상이 다양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시즌오프전은 일부 수입브랜드 상품이나 국산 인기브랜드 상품 위주로 행사를 치른다. 이들 상품 중에는 평소 세일을 하지 않다가 1년에 한두 번만 할인행사를 벌이는 고가 인기제품이 많다.
시즌오프는 말 그대로 한 계절을 마감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시즌오프전은 소위 명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찬스다. 자주 하는 행사가 아닌 탓에 할인가격이 평소보다 30% 이상이 될 만큼 할인폭도 비교적 크다.
소비자는 백화점의 다양한 할인행사가 싫지만은 않다. 다만 빈번한 할인행사에도 나름대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서 쇼핑한다면, 더욱 자기 취향에 맞는 할인행사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지혜로운 쇼핑이 돋보이는 요즘이다./권원기(신흥대 교수·한국소비자연맹 경기지회장)
[소비자칼럼]백화점 할인행사 모두 차이가 있다
입력 2003-04-17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3-04-17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