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54=북 경비정 1척 NLL 월선 ▲09:54=해군 고속정 '퇴각' 경고방송, 고속정 2척 대응기동 ▲10:01=북 경비정 또 1척 NLL 3마일 월선. 해군 고속정 2척 대응 ▲10:15=해군 고속정 4척, 북 경비정에 근접 퇴거 시도 ▲10:25=NLL 3마일 월선 북 경비정 선제사격. 해군 고속정 1척 피격 ▲10:25=해군 고속정 2척 응사 ▲10:35=해군 고속정 2척 교전지점 증원 ▲10:43=북 경비정 1척 화염발생 ▲10:50=북 경비정 NLL 북상중 계속 사격 ▲10:56=남북한 사격중지, 상황종료.
 
지난해 6월29일 당시 남북 해군 경비정간 숨막히는 서해교전 31분 상황을 시간대별로 정리한 내용이다. 이날 교전으로 우리측은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고속정 1척이 침몰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북측 경비정 1척도 대파된 상황이다. 서해 연평도 서쪽 북방한계선(NLL) 근해에서 지난 99년 6월 이후 3년만에 남북한 해군 함정이 총격전을 벌인 것이다.
 
그 때의 참상과 전사자 유가족의 슬픔을 우리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지금 또 다시 그곳에서는 서해교전 시점과 유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우리 군당국이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한채 무력충돌 예방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어느 때보다 높은 위기 의식에 대한 경계는 철통같이 이뤄지리라는 것은 짐작하고 남음이 있겠으나 작금의 북측 태도는 여간 우려되는 것이 아니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 모두가 죽기를 각오하고 싸웠다. 그러나 하늘은 그들의 운명을 갈라 놓았다.' 당시 서해교전에서 살아남은 전우들은 아픈 가슴을 부둥켜 안고 꽃같은 젊음이 허망하게 지는데 대한 분함을 감추지 않았는데,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악몽을 되새기는 일련의 상황 전개들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자칫 국지전이 전면전으로 비화될수 있는 한반도 정세를 악용하는 북측의 무모한 도발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우리 해군은 99년과 2002년 두차례에 걸친 서해교전을 치르며 북측의 NLL 침범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26일 어선 6척이 집단 월선을 시도하였고 27일에는 하루 동안 무려 세 차례에 걸쳐 NLL을 넘어 왔다.

이어 다음날인 28일에도 어선 2척이 NLL을 침범해 오다 우리 해군의 경고에 되돌아 갔다. 또한 이번달인 6월1일 NLL을 침범한 북한 어선들을 향해 극히 이례적으로 40㎜ 포까지 동원해 5차례 경고사격을 했다. 뒤이어 2일에도 어선 4척이 북방 한계선을 넘는 대담함을 보였다.
 
올해 서해상에서 북한 어선이 NLL을 침범한 것은 모두 12차례에 달하지만 개정된 교전 규칙에 따라 북한 선박에 대해 경고 사격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서해교전으로 인해 아군이 숨지자 우리 해군이 방심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빗발치자 교전 규칙을 경고방송-시위 및 차단기동-경고 사격-위협사격-조준 및 격파사격의 5단계에서 시위기동-경고사격-격파사격의 3단계로 줄여 보다 공격적으로 개정했다. 따라서 경계 태세를 한층 높이는 때에 북한어선의 월경은 잘못하면 만일의 사태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 군이 강화된 교전수칙을 두고 북측의 어선 남하를 고심하며 예의 주시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유독 5~6월에 걸쳐 다발적으로 집중되는 현상은 최근 서해 연평도 근해에서 꽃게 조업이 예년에 비해 2배 이상 잡히자 북측이 외화벌이 조업으로 월경을 부추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단순 월경이냐, 고의적인 침범이냐'에 따라 대처 방법을 달리 할 수밖에 없는 군 당국은 결국 북측어선이 그들 군당국의 묵인 없이 남하는 불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제는 더 이상 묵인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북측에 소모적인 월경(越境)행위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촉구한다. 또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중심으로 관계부처는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 분쟁가능성을 줄이는 방안 등을 신속히 강구해야 한다. 북한 역시 어리석은 행동은 자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尹仁喆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