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현대사의 총아요 문명의 최대 이기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할수록 이에따른 사회 병리현상 또한 만만치 않다. 인터넷의 사이버세계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용어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혈맹, pk, 공성, 파티, 득템…등 언뜻 듣기에는 알것 같지만 생소한 게임단어들이다. 하지만 젊은층 사이에서는 이를 모른다면 좀처럼 대화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청소년 대중론이다.

그런 가운데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청소년 인터넷 중독증이 심각한 사회 병리현상으로 떠오르고 있어 여간 문제가 아닐수 없다. 이젠 위험수위를 넘고 있음이 여러곳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최근 청소년들이 게임에 깊이 빠져들면서 일부는 중독증세까지 보여 병원을 찾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개중에는 부모의 무지에서 병세를 심화시키는 반면 설사 병원을 찾아도 아직은 이들이 전문치료를 받을 만한 시설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가상의 게임 아이템이 실생활에서 불법으로 거래되고 ID도용과 사기, 폭행, 갈취 등 각종 범죄가 빈발하고 있어 온라인 게임이 사이버 범죄의 온상이 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결국 중독증으로 인해 현실과 가상의 세계에서 청소년들의 가치관은 크게 혼란을 겪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죄에 빠져드는 중독증 폐해의 내상을 당하고 있는 꼴이다.

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13세에서 19세 사이의 청소년 2천7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4시간15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상자의 77%가 인터넷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인터넷 게임을 즐기는 시간도 하루평균 2시간이 넘는 것으로 밝혀져 부모들의 지도가 절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는 온라인 게임의 시간 소비에서 볼수 있듯이 부작용과 역기능이 시대 전환기적 통과의례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정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이다.

요즘의 온라인게임은 과거의 오락이라는 단순한 개념에서 바라보면 정말 시대적 착오일 수밖에 없다. 과거와는 달리 단계를 거치는 '스테이지(stage)형' 게임으로 스릴을 더해주고 있음이다. 최종단계를 돌파하면 싫증을 느끼던 종전 게임에서 벗어나 개방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뮬레이션 및 스토리를 통한 고도의 사고력과 지능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패치 등으로 변화를 주는 네트워크형이 주류로 게임 삼매경에 들어서면 좀처럼 빠져 나오기 힘든 것이 특징이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중독은 이들이 게임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한편 부모나 학교의 통제와 구속을 피해 사이버상 해방감을 느낀다는데 있다. 이런 희열감은 게임에 몰입할수록 강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천병철·김정숙 교수팀은 경기도 중·고등학생 764명(중369명, 고3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4%가 인터넷 중독증세를 보였으며 중독 초기는 38.5%(중 36.6%, 고 40.3%), 중증은 2.9%(중 4.3%, 고 1.5%)라는 통계를 내놨다.

그렇다고 온라인 게임을 무조건 배척할 수도 없는 상황이 우리의 처지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망과 이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국산 온라인 게임을 수출하면서 벌어들이는 로열티 수입이 연간 수백억원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그런 측면에서 온라인 게임을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는 또 다른 당위성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이다. 문제는 인터넷 상에서 제공되는 문화콘텐츠가 사용자에 의해 내용이 끊임없이 변하는 특성을 지닌 온라인 게임의 역기능을, 어떤 대책으로 청소년을 보호하고 최소화 할수 있는지가 모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윤인철(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