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할아버지 보면 혼나요!”

인천시 서구 철마산 석남약수터를 찾는 사람들은 누구든 함부로 쓰레기를 버릴 엄두를 내지 못한다. 20년 넘게 이 곳을 지켜온 `서구 자연보호 노인봉사대' 황재성대장(81·석남 1동)의 `악명'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황대장이 서구 주민의 쉼터인 철마산 지킴이로 나선 것은 지난77년. 우연히 부인 김덕만씨(80)와 이곳을 찾은 그는 아름다운 경관이 제대로 보호되지 못한채 훼손되는 게 안타까워 누구도 시키지 않은 궂은 일을 시작했다. 쓰레기수거등 환경보호는 물론이고, 때론 고성방가와 비행을 일삼는 몰지각한 행락객과 청소년들을 올바로 이끄는 것도 그의 몫이다.

자기 주머니를 털어야 하는 일이 부지기수지만 외길을 걸은 뜻에 공감하는 회원도 이젠 30여명에 달한다. 약수터 입구의 3평 남짓한 컨테이너 사무실에 하루도 출근을 거른 적이 없다. 고령 탓에 이젠 많이 쇠약해졌다는 황대장은 “젊었을 때 열심히 벌고, 나이들면 봉사하는 게 사람의 도리”라며 “눈을 감을 때 까지 이 산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李旻鍾기자·minj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