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3년 사이 소위 뜨는 상가지역으로 단연 손꼽히는 곳이 '계산택지지구내 상업지역'이다. 이곳은 세계 굴지의 유통업체들이 서로 머리를 맞댄 채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가 하면 다양한 유흥업소들이 밀집돼 있어 인천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기존의 재래상가와는 달리 한 건물에 다양한 업종의 업소들이 밀집한 복합상가 중심으로 발달돼 현대적이고 산뜻한 분위기가 계산택지지구 상업지역의 장점이랄 수 있다.
때문에 이곳은 밤이면 '신기루'를 방불케 하는 환상적인 네온사인들로 불이 밝혀져 청춘남녀들과 미식가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이 지역의 최대 장점이라면 청·장년층의 나이대에 맞게 업소들의 분위기가 철저하게 분업화돼 있다는 점이다.
과장된 점이 없진 않지만 동양 최대 규모라고 선전하는 'N나이트 클럽'엔 청춘 남녀들이 매일밤 젊음을 발산하고 있다. 또 이곳엔 약 50여개의 모범음식점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식도락가들에겐 한·중·일식 등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곳도 최근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아 불황에 휩싸인 업소들의 하소연이 늘고 있다. 일부 업소들은 손님들이 가벼워진 호주머니를 의식해 씀씀이를 갈수록 줄이는 바람에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더욱이 한곳에 비슷한 업종들이 밀집해 있다보니 치열한 경쟁을 이기지 못한 채 폐업하는 업소들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떻게 조성됐나
이곳은 인천시가 송도신도시의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영개발 방식으로 단지를 조성했다. 지난 1995년 시가 161만4천7㎡의 부지에 택지지구와 상업지역을 조성해 분양한 것이다. 이중 상업지역은 모두 47만7천119㎡로 지난 1996년 12월 사업인가를 받아 상세계획이 그려졌다.
그러나 지난 1997년 말 IMF의 한파가 몰아치면서 상업지역 분양이 된서리를 맞아 약 2년여 동안 나대지로 방치돼 있었다. 당시 시는 계산택지지역 상업지구가 전혀 분양되지 않자 세일 판매를 하기도 했지만 단군 이래 최대의 환란을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던 계산택지지구내 상업지역은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하던 지난 1999년 말부터 부동산 열기가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IMF 당시 평당 300만원에도 못미쳤던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오르면서 무려 1천만원대에 진입하는 등 이상 열기가 나타나기도 했다.
#러브호텔과 유흥업소의 난립
지난 1999년 계산택지지구내 주민들은 상업지역내에 들어선 러브호텔이 자녀들의 교육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연일 집회와 시위를 벌이며 러브호텔과 유흥업소를 퇴출시키기 위한 운동을 벌였다.
이런 압력에 밀려 계양구는 지난 2000년 숙박업과 유흥업소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지금까지도 이곳엔 숙박업의 경우 규제에 묶여 들어 설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유흥업소들의 경우 구의 일방적인 제한조치에 맞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지난 1월 법원이 유흥업소들의 손을 들어주자 계양구와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지역 주민들은 “시가 분양에만 혈안이 돼 이 지역을 건강한 도시로 만들기 위한 고민을 전혀 하지않아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같은 도시문제를 양산하지 않기 위해선 계산택지지역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계산택지지구 상업지역에 가면
지금 이곳은 유통전쟁중이랄 만큼 월마트와 까르푸, 그랜드백화점 등 국내·외 최고의 유통 브랜드들이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마 계산택지지구내 상업지역처럼 대형 유통시설이 한꺼번에 몰려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곳도 흔치 않다.
또 이 지역엔 계양구청을 비롯, 계양경찰서와 소방서, 우체국, 인천북부지방노동사무소, 계양등기소 등 관공서가 몰려 주민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없는 것이 없을 만큼' 이곳엔 다양한 먹거리가 총망라돼 있다. 때문에 미식가들은 이곳에서 골라 먹는 색다른 재미를 즐길 수 있다.
'생음악'을 즐기며 고급 양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도 몇 곳 있다. 이곳엔 중년의 아줌마부대들이 낮시간에 진을 치는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의 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업소들이 치열한 맛경쟁을 벌이다 보니 독특한 비결이 숨겨져 있는 소위 '튀는 음식'들이 즐비하다. 바로 저녁시간이면 계산택지지구내로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다.
#지금은 어떤가
이곳도 불황의 긴터널에 접어 들었다. 꿈과 기대를 안고 이곳에 둥지를 틀었던 상당수의 음식점들이 퇴출되고 있다. 요즘 계산택지지구내 상업지역은 “그동안 쌓였던 거품이 완전히 벗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그만큼 이 지역 상인들한테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는 얘기. 지난 1999년 입주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는 한 부동산
[인천상권-어제와 오늘](11)계산택지지구 주변
입력 2003-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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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0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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