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천안간 수도권전철이 정차할 평택 송탄역사의 공사가 한창이다. 역세 권 개발로 송탄역주변은 현재 상업지역의 땅값이 지난해말 평당 500만원선 에서 1천만원까지 올랐다. /김종택기자·jongtaek@kyeongin.com
천문학적인 규모의 거대한 자금이 부동산 구입을 위해 평택으로 몰리고 있다. 화성, 오산의 대규모 택지개발 과정에서 한국토지공사와 주택공사 등이 지난해부터 지급한 어림잡아 4조원 규모의 토지보상비가 대토 구입을 위해 평택으로 밀려들면서 땅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현재 인근 시·군의 크고 작은 개발사업과 민간 주택업자들로부터 받은 보상금까지 합세, 그 규모조차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자금이 평택 부동산시장으로 은밀히 스며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등지의 큰손과 전문 투기기관까지 땅을 찾아 몰리고 있어 평택시 전역이 돈더미에 올라앉은 형국이다.

재력가인 김모(38·성남시 분당 서현동)씨는 지난달 탄탄한 자금력을 보유한 서울의 모 부동산회사로부터 “평택지역의 땅을 사지 않겠느냐”는 투자제안을 받았다. 전국 시도의 개발계획을 미리 입수, 관리고객을 대상으로 투자를 제안하는 이 회사와 3년째 거래를 해오고 있는 김씨는 현재 투자여부를 고민중이다.

서울의 A부동산신탁회사는 올 초 7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아예 평택에 상주시키고 땅을 집중 매입하는 등 서울지역 토지 관련회사들도 앞다퉈 평택지역 땅을 사들이고 있다.

또 최근 2년간 화성 동탄·태안신도시개발사업과 오산택지개발사업과정에서 토공과 주공 등으로부터 지급된 4조원규모의 막대한 토지보상비가 평택지역으로 이동하면서 평택 땅값을 급격히 말아 올리고 있다. 심지어 경기지방공사가 개발중인 오산 가장산업단지 일부 지주들은 평택 땅값이 오르기전에 토지매입을 해야 한다며 공사측에 조속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H부동산을 운영중인 정모(39)씨는 “동탄지역의 경우 보상을 받은 농민들이 평택에서 대토용 땅을 매입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이지역 부동산업소들도 대거 평택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지금까지 30여개가 넘는 사무실이 평택으로 이전했다”며 “현재 수원과 오산에 있는 부동산사무실도 계속해 평택으로 내려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년전 380여개에 불과하던 평택지역 부동산업소는 현재 500개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확한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땅값도 급격히 상승중이다.

지제역 외곽에 위치한 울성리의 경우 지난해말 까지만 해도 20만원선에 불과하던 농지가 현재는 2배가 넘는 70만원을 웃돌고 있다. 한때 멋모르고 땅을 내놨던 농민들 조차 영문도 모른 채 올초 땅값이 오르자 매물을 급히 회수했다.

또 올들어 잇따라 터져나온 국제평화도시건설과 미군기지이전 등 각종 개발계획들은 치솟는 땅값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초래, 시 전체 땅값을 2~3배이상 끌어올렸다.

미군이전설이 나돈 지난해말부터 땅값이 꿈틀댔던 팽성읍 안정리의 경우 7개에 불과했던 부동산업소가 1년새 50개로 늘었고 지난 7월 용산 이태원지역 상인들이 미8군이전에 대비, 캠프 험프리 미군부대 주변 안정리 땅을 물색한 이후에는 땅값이 재차 폭등했다.

국제평화도시건설예상지 주변지역도 발표이후 불과 6개월도 안돼 평당 10만원하던 논이 3배가 넘는 30만원으로 뛰었지만 매수희망자만 넘쳐날 뿐 매물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평택시 신장동 D공인중개사 대표 김모씨는 “역세권 중심으로 오른 땅값이 각종 개발계획이 나오면서 가속도가 붙었다”며 “최근에는 화성과 오산에서 토지보상비를 받은 주민들이 평택 땅을 사들이고 있어 땅값상승이 어디서 멈출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