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와 카드깡 등에 이용되면서 시중을 떠돌던 지하자금들이 최근 평택지역으로 집중 유입되면서 땅값이 폭등하고 부동산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수백억원대의 자금력을 가진 서울 강남의 카드깡업자와 사채업자들이 LG카드 부도위기사태 등 최근의 카드대란 이후 사업방향을 부동산 구입으로 선회, 평택 땅 매입에 나서면서 '지하의 음성자금'이 급속도로 유입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 이들은 대규모 매입이 불가능한 농지 등을 필지 분할하는 수법으로 매입하거나 매도하는 등 각종 편법을 동원, 법망을 피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평택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외지인들이 사들인 토지는 지정 전과 비교해 면적은 줄었으나 거래 필지수는 폭증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올들어 지난 10월말까지 외지인들이 평택시 전역에서 사들인 토지는 총 1만2천956필지(787만2천532㎡)로 허가구역지정 전인 지난해 같은기간 총 9천253필지(1천260만53㎡)와 비교해 면적은 줄은 반면 거래필지수는 40%가 늘어나는 이상현상이 빚어졌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부동산업계는 자연녹지의 경우 200㎡이상, 농지의 경우 1천㎡이상의 토지 매입시 행정당국의 허가를 받아야하는데다 세무조사를 받을수 있어 외지인들이 필지를 분할하는 편법을 동원, 대거 땅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평택시 비전동 B부동산 관계자는 “필지분할을 통해 사들인 땅들은 대부분 땅값이 오르면 바로 매각되고 있으며 큰 손들은 계약금만 주고 수만에서 수십만평의 땅을 사들이고 있어 당국에서 파악하는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등지에서 불법 자금을 굴려온 카드깡업자들도 부동산 전담팀을 구성해 대거 뛰어들고 있다.

이날 익명을 요구하며 본보에 전화를 걸어온 전직 카드깡업자 A씨는 “500억원대의 자금동원 능력을 가진 서울 강남지역 카드깡업자 10여명이 지난달 평택지역에 내려와 곳곳을 돌아다니며 땅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제보해왔다. A씨는 또 “이들외에도 상당수 카드깡업자와 사채업자들이 평택으로 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이들 업자들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나 자금이 급한 기업체를 상대로 사채를 투입하는 방법으로 회사를 통째로 넘겨 받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어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토 구입을 희망하며 화성·오산 택지개발로 받은 수조원규모의 토지보상금을 들고 평택으로 향하고 있는 주민들과 개발 이익을 노린 건설사및 컨설팅회사, 여기에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카드깡업자와 사채업자들까지 몰려들면서 평택은 현재 전지역이 투기장으로 변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