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문화계도 올 한 해를 바쁘게 지냈다. 미술, 문학, 사진, 음악, 연극, 무용 등 각 분야별 공연·전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인천시의 문화 정책이 민간 전문가들의 활동을 따라가지 못한 게 앞으로 개선돼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성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전시실과 문화회관 전시실 등 시 산하 전시공간보다는 신세계갤러리 등 민간 전시공간의 역할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전국 미술계의 관심을 끌었던 이라크 전쟁의 참상을 담아낸 작가 이종구씨의 전시회가 신세계갤러리에서 마련됐다. 인천의 미술이 발빠르다는 점을 부각시킨 '사건'이었다.
다양한 목소리로 나뉘어 있던 지역 예술계가 한 자리에 모여 문제점을 토론하는 새로운 모형을 제시했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 인천예총과 인천민예총이 공동으로 토론회를 마련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각 군·구에서 마련한 지역축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부평구의 '풍물축제'와 남동구의 '소래포구축제', 강화군의 '고인돌축제' 등은 전국적으로도 유명 축제로 손색이 없다. 여기에 서구의 '랑랑축제', 중구의 '월미관광특구축제', 연수구의 '능허대축제' 등도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종교시설의 문화공간화도 눈에 띄는 점이다. 부평에 들어선 '주안장로교회 부평성전'은 인천지역 최대 공연장소로 떠올랐다. 여기서 열린 조수미의 콘서트가 그 점을 증명했다. 3천400여명을 수용했고, 음향시설도 예술의전당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얼문화재단이 내는 계간지 '황해문화'가 출간 10년을 맞았고, 지역문화 사랑운동을 펼치고 있는 해반문화사랑회도 10년이 됐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아쉬운 점
올 해 매듭짓기로 했던 많은 현안이 뚜렷한 해결점 없이 다시 해를 넘기게 됐다. 인천문화재단 설립 문제가 그렇고, 인천시립미술관 건립 문제도 그렇다. 인천문화재단의 경우 지난해엔 올 상반기 출범을 기정사실화 했었다. 올 상반기엔 하반기 출범을 자신했었다. 하지만 내년에 출범하리란 보장도 없다. 시의 문화정책이 확고하지 못한 때문이다. 뚜렷한 비전없이 이쪽 저쪽 눈치만 보다 한 해를 허비한 꼴이다. 늦더라도 원점에서 부터 다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지역 미술계의 숙원인 시립미술관 건립 문제는 슬그머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올 초까지만 해도 시는 시립미술관 건립 문제가 나올 때마다 해를 넘기기 전에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지난 해부터 몇 차례의 공청회 등을 통해 가장 큰 걸림돌로 등장했던 부지선정 등의 절차를 마치겠다는 입장이었다.
종합문화예술회관을 지역 문화·예술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추진했던 종합문화예술회관 관장의 개방형직위제 도입문제도 오리무중이 됐다.
[되돌아본 2003 인천 문화계]
입력 2003-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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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3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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