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독자위원회가 지난달 28일 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는 12월 한달동안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줄기세포 진위공방, 사학법 등 핵심 의제를 선정, 지면반영 비중 및 논점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회는 이주현 경기민언련 사무처장이 맡았으며 박정의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송원찬 경기복지시민연대 정책실장, 배기수 아주대의대 교수, 남길현 경기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 임형진 경기대 사회과학부 교수, 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이귀선 수원 YWCA 사무총장 등 8명의 독자위원과 경인일보 양훈도 논설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이날 이주현 경기민언련 사무처장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줄기세포 논란에 대해서는 황우석 교수에 대한 애국주의적이고 감성적인 논조가 도마위에 올랐으며 손학규 도지사와의 연계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점이 지적됐다.

 또 사학법과 관련해서는 사학법 개정의 본질적인 측면을 들여다본 심층기사는 부족한 반면 정치권의 대결양상으로 지면화 된 것도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이에 대해 양훈도 논설위원은 “뼈아픈 지적이 많다. 귀담아 듣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겠다”면서 “서울 중심의 의제는 1차 취재원을 확보하는데는 한계가 있더라도 2차적인, 즉 정치적, 경제적, 사회심리적인 해석적 접근을 통해 지면을 보다 풍성하게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독자위원회 모니터 요지.

 ▲이주현(위원장)=회의진행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위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황우석 교수 및 사학법 관련 보도를 이달의 주요쟁점으로 삼아 집중 토론을 하겠다. 이밖에 칼럼에 대한 비평과 긍정적인 기사에 대해서도 언급해 달라. 먼저 황우석 보도와 관련해 논의하겠다.

 ▲배기수=황우석 관련 경인일보 보도는 인력과 취재환경의 한계 때문으로 심층보도가 부족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경기도내에 활동하는 관련분야 전문가들이 많은 만큼, 이들의 도움을 받아 황우석 사태의 전반적 이해를 돕거나 장래를 조망하는 특집기사를 싣는 것이 필요하다.
 ▲박정의=중앙지에 비해 기사내용이 많지 않은 편이다. 중앙지들은 4~5개면을 털어 의혹중심의 보도를 했다. 그러나 의혹과 의혹을 오가며 진행된 이같은 보도행태는 지면균형성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본다. 다행히 경인일보는 중앙지의 바람에 편승하지 않았으나 전국지를 대체할 수 있는 신문이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주현=황우석 박사의 대응방식에 힘어 실어준 반면 MBC PD수첩에게는 비판적이었다. 황 박사를 옹호하는 듯한 제목과 황 박사가 꽃길을 걸어가는 사진, 또 12월8일자에 실린 황 박사가 수염이 텁수룩한 모습으로 서울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진 등에서 이같은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소수의 목소리지만 소장 학자들의 의견도 다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 황 박사와 손학규 도지사가 밀접한 관계인데 황 박사에 대한 경기도의 지원과 손 지사의 발언 등을 너무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것 아닌지 의문이다.

 ▲임형진=손 지사와 황 교수의 관계가 남달랐던 만큼 손 지사의 대응방식을 중심으로 모니터했다. 그런데 경인일보의 보도가 손 지사에게 너무 우호적이지 않았나 우려된다. 물론 황 교수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가 계속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초기(노성일 미즈메디 병원장의 기자회견 전)에는 다른 언론도 비슷한 경향이었으나 이후 논문조작 사실이 밝혀지면서 황 교수는 과학계에서 사망선고까지 된 상황이다. 그런데도 손 지사는 1%의 가능성을 운운하며 황우석 바이오장기센터건립 등 황 박사에 대한 계속적인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손 지사가 지원하겠다는 것은 개인 돈이 아니라 도비이다. 손 지사가 계속 밀어붙이기식으로 지원을 하겠다면 이제는 언론이, 경인일보가 나서서 비판해야 한다.

 ▲송원찬=사설도 아쉬운 점이 많다. 황우석 사건에 대한 사설이 4~5개였던 것 같은데 대부분 논조가 두루뭉술 했던 것 같다. 당시 여론을 지배했던 애국주의적이고 감상적인 비판론들에 대해서는 사설에서 지적해줄 수 있었다.

 ▲박정의=비단 경인일보 뿐만 아니라 언론 전체가 황 교수 개인의 문제로 귀착화시키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이다.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귀착시키면 제2, 제3의 황우석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이같은 논점은 사설이 담당해주면 좋을 듯 싶다.
 ▲이주현=사학법 개정에 대해서도 할 얘기가 많을 것 같다.
 ▲남길현=강경투쟁, 장외투쟁 등 한나라당의 의견을 대변하는 듯한 기사가 많아 사학법 개정이 문제인 것처럼 보였다. 사학법 개정의 본질을 조명한 기사는 없었다.

 ▲이주현=여당은 밀어붙이고 한나라당은 그에 대한 반발로 장외투쟁을 하는 대립구도로만 보도한 것 같다. 또 한나라당과 사학재단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수용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왜 그랬나 하는 부분의 심층보도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