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미래학자 페이스 팝콘은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는 근거로 아래 세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감성의 시대가 도래하는 데 과학자들은 여성과 남성의 정보처리방식이 다름을 뇌의 활동연구를 통하여 밝혀낸 바 여성은 남성보다 감각적 식별 능력이 탁월하고 감정에 충실하며 관찰력이 예민하고 동정심이 많다고 한다. 또 21세기는 네트워크의 시대이며 여성이 남성보다 네트워킹에 더 능하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일치된 결론이다. 마지막으로 여성의 인내심을 들었는데 이것 또한 그간의 연구결과로 증명되어 온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단초를 보여주는 분야가 바로 인터넷 쇼핑몰이다. 인터넷 쇼핑에서의 여성의 약진은 눈부시다. 최대 인터넷경매 사이트인 옥션(www.auction.co.kr)에서 여성회원수는 인터넷쇼핑의 초창기였던 1999년의 19.4%에서 2004년 현재 44%인 400여만명으로 급증하였다. 또한 거래되는 제품도 의류·속옷이 올해 1/4분기동안 442억원이 판매되어 전년까지 수위를 차지했던 가전(440억원)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95%이상 급성장한 것으로 이러한 의류 등의 여성취향제품군 매출의 비약적인 성장속도가 최근 인터넷 쇼핑의 주된 성장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에 있어서의 여성의 바잉파워(buying power)의 성장원인으로 첫째 직장여성은 물론 주부들도 인터넷 정보검색능력이나 활용도가 높아진 것, 둘째 디지털전문상인의 증가로 인한 신 유통 패러다임 출현, 셋째 경기불황에 따른 가격민감도 등을 들고 있다.
 
여기에서 주목되는 것은 경기불황이라는 외생변수가 아닌 여성의 인터넷참여와 디지털전문상인의 등장이라는 내생변수이다. 지난 세기에 있어서 여성은 정보에 있어서 약자에 속했지만 이제는 인터넷쇼핑몰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인터넷쇼핑몰분야에서 여성에게 유리하거나 최소한 불리하지는 않은 여건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인터넷쇼핑몰은 자본력이 부족한 여성이라도 큰 자본없이 자신의 집을 사업장으로 삼아 창업이 가능해 가정과 사업을 병행해야 하는 주부들에게는 오히려 유리한 여건이다. 또한 주부판매자의 경우 주로 결혼 후 수년간은 가사에 전념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인터넷쇼핑몰 창업에 뛰어든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자신들의 가사경험에 비추어 가정에서의 소비 주체인 주부의 심리를 잘 알아 높은 구매만족도를 나타내게 한다. 가사에 전념한 기간이 사회생활의 공백기로 작용하지 않고 오히려 산 경험의 시간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환경은 지방이라는 지역적 핸디캡도 극복할 수 있게 해준다. 광주에서 애견 옷 사이트(www.vono.net)를 운영하는 장경진(24)씨는 사업을 준비하면서 시장조사를 해본 결과 인터넷으로 하는 것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것보다 오히려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집에서 인터넷판매를 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고객 대부분이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고 배송은 집에서도 충분히 가능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세상에서는 학력의 제한도 지연·학연의 구분도 없으며 남성이나 여성의 구분마저도 없다. 고객과는 자신의 웹사이트로만 만나게 되는 것이다.
 
2003년 기준 연 7조원 규모로 한국의 전체 소매시장의 5%를 점유한 인터넷쇼핑몰의 매출액은 연평균 200%이상 성장하여 2010년에는 지난해 국내 백화점 시장규모를 넘어서서 현재의 대형할인점(연 매출 19조원)규모로 성장하리라 예측되고 있다. 그 성장의 한 축을 21세기형 인류인 한국의 평범하지만 너무나 비범해마지 않는 여성들이 담당하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여성의 인터넷참여는 현재시점에서 본다면 여전히 시작단계일 뿐이다. /고한용(공인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