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항상 웃고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웃고 있는 사람에게 건강이 따라온다는 것이다. 나는 우리말중 대충대충이란 말을 싫어한다. 점심을 먹었느냐, 대충 때웠다. 시험공부 했느냐, 대충 봤다, 이런 식의 대답을 들을 때가 많다. 대충 점심을 때우는 경우 오후 4~5시쯤 되면 배가 고파서 일을 할 수 없다. 대충 공부를 한 경우 운이 극히 좋지 않으면 시험을 망치고 만다. 그러니까 대충하는 일은 성공적인 예가 아주 드물다. 대충 점심을 때우는 것은 점심을 준비 안했거나 혹은 돈이 없었거나, 시간문제 등 무엇인지 여건이 맞지 않는 경우이고, 대충 공부를 하여 시험을 망치는 경우 역시 하는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거나, 다른 일을 하느라 시간이 모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이 경우 모두 열심히, 최선을 다해, 해야 할 일을 못했고 결과는 그리 신통치 못하다.
 한때 미국의 X, Y이론, 일본의 Z이론이 우리에게 맞지 않으니까 우리는 '신바람'나게 일을 해보자는 W이론의 개발을 내세우는 학자가 있었다. 제도적 합리성의 상실, 상하의 명령 질서 유지가 우리에게는 잘 맞지 않으니 어떻게 하든지 신바람을 불러일으키자는 것인데 이 학자의 주장 역시 신바람을 일으키는데는 그러한 여건조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왜냐하면 신바람을 의도적으로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웃고 살아야 하는데, 영어에 'I want to laugh'라는 표현은 쓰이지 않는다. 그러나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여유 있는 삶을 살면 얼마든지 신바람나는 생활을 하면서 웃고 살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사람에게는 언젠가부터 “빨리 빨리”라는 단어가 생활을 점령하고 있는 듯하다. 모두 다 급하고 시간에 쫓기며 산다. 아침마다 서로 먼저 가려다 뒤엉켜 오히려 교통의 원활한 흐름을 막는 차를 보면서, 가려고 하는 차는 먼저 보내주고 아량으로 양보를 하면, 그래서 기다리는 여유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오히려 더 빨리 목적지에 갈 수 있을텐데, 하고 안타깝게 생각된다. 여유 있는 삶이 어떻게 보면 손해를 본다거나 게으름을 피우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여유 있는 삶으로부터 더 마음 뿌듯한 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겠는가.
 필자가 읽은 짧은 내용의 글을 기억해 본다. 아름다운 화단을 망쳐버리는 방법은 꽃밭에 불을 지르거나 물을 퍼부으면 된다. 그러나 더 쉬운 방법은 화단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다. 잡초가 무성해져서 저절로 망쳐지기 때문이다. 직장을 망치는 방법 또한 간단하다. 직장이 있으나마나 한 것처럼 최선을 다해 일도 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면 된다.
 자기의 인생 역시 세상 돌아가는대로 나를 편하게 두면 저절로 망쳐질 것이다. 세상에는 진리가 없는 것처럼 그렇게 내버려두고 살면 된다는 것이다. 무관심, 냉소적이고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나와 내 주위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늘어날 때 신바람나는 사회,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우리에게 이루어질 것이 아니겠는가.
 오늘 우리 삶의 환경은 어려운 자리일 수도 있다. 지쳐서 그냥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악을 최선으로 개선하기 위한 계기로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 하는 것은 더불어 사는 우리사회에서 큰 보람이자 미덕일 수 있다. <김철(아주대학교 총장직무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