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국제화 시대다.

과학기술이 사회에 주는 영향은 지대하며 우리는 과학기술의 영향력이 지구의 구석구석까지 퍼져 나가는 '테크노 글로브'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테크노 글로브'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길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은 공학 및 대학원 교육에 의한 우수한 고급기술 인력의 양성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무한기술경쟁시대에 한국은 첫째로 공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필요한 모든 자원을 투입하여 공학의 수월성을 추구하여야 한다. 오늘날 미세한 반도체 칩으로부터 고층의 빌딩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점보 제트 항공기에서 위성에 의한 기상 정보서비스까지 인류의 현대생활은 거의 모든 면에서 고도화된 기술의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과학과 기술에 대한 무관심 또는 이해부족은 우리 사회의 두드러진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기술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흔히 지적되고 있다.

기술이 현대 인간생활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 생활 모든 곳에서 혜택을 주고 있는데도 기술에 대한 몰이해와 과학기술 정책수립에 있어서의 문제점 등은 우리에게 전례없는 도전장을 던져주고 있다. 국가가 직면한 이러한 도전에 우리는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바로 오늘부터 공학의 수월성을 추구하는데 필요한 모든 자원의 투입과 지원을 함으로써 현명하게 다음 세기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당면한 과제는 우수한 엔지니어 양성을 위한 공학교육에 있다. 우선 수학이나 과학을 배우기 시작하는 초·중등교육에서부터 잠재력있는 엔지니어를 기르는 일을 시작하도록 해야 한다. 공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수학·과학 등에서 철저한 공학기초교육을 시키고 장차 엔지니어로서의 길을 택할 수 있도록 흥미와 동기를 부여토록 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국제 경쟁의 일선에서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은 바로 엔지니어들이다. 엔지니어들은 거의 매일 다른 나라의 엔지니어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다. 엔지니어의 질과 임금 등의 문제를 고려하여 기업으로서는 엔지니어링 관련 업무를 외국으로 이전하여 수행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는 현실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기술혁신을 주도하며 효율성을 증가시킴으로써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유리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대학원 교육의 양적 성장은 괄목할 만하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매우 미흡한 상태이다. 더욱이 대학원 교육의 세계적인 수준과 우리사회의 요구에 비추어 볼 때 대학원 교육의 질은 크게 문제가 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실감하고 대학원 교육 개혁의 일환으로 각종 제도의 개선, 대학원 중심 대학 육성 등의 정책이 제시되고 있다.

대학원은 고등교육기관에서 최고 수준의 교육과 연구를 담당하는 교육기관으로서 각 학문분야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여 학술 연구의 지도능력과 독창력을 함양시킴과 동시에 새로운 학문소재를 개발 공급해야 할 중요한 교육상의 위치에 있지만 종래에는 주로 학자 또는 교수요원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두어왔다. 21세기를 맞게 된 우리 대학원 교육은 도약과 발전의 특성을 가지는 제3단계의 대학원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특징은 지식사회와 국제화이다.

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역설했듯이 지금은 과거 어느 시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세계가 이른바 정보화 시대로 돌입함에 따라 기술과 지식은 곧 힘이고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는 원동력은 지식의 폭발적 증가이다. 또한 '테크노 글로브'시대를 맞아 교육의 국제화는 원칙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적인 필요에 의해서 현실화가 되어야 하며 우리나라 고등교육, 특히 대학원 교육이 현실의 국제화 추세를 좇아가도록 배전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김철 (아주대 교수·화학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