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달 21세기 우리나라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국가전략으로서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방안'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에 따르면 수도권지역에서는 인천공항과 영종도가 동북아 허브공항과 항공물류기지로, 송도신도시가 지식산업단지로, 김포매립지가 국제금융지구로 개발되고, 수도권외 지역에서는 부산항과 광양항 인근지역이 경제특구로 지정되어 개발된다고 한다.
수십년 동안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해 왔던 전통제조업이 한계에 봉착한 요즈음 정부가 새로운 국가발전 비전으로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건설을 제시한 것은 시의 적절하고 바람직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상반기중 우리나라의 대미수출은 1.1%(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반면, 중국은 19.3% 증가하였고 시장점유율면에서도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이제 보통 수준의 제조업만으로는 해외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경제가 한 차원 더 도약하고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고기술 제조업과 함께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병행 발전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에는 GDP의 상당부분이 서비스산업에서 생산되고 국가경쟁력의 버팀목으로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서비스산업 발전과제 중에서 최우선 과제는 우리나라를 동북아 물류중심지로서 하루 빨리 정착시키는 일일 것이다. 신개념의 물류는 세계화 확산과 함께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 범위 또한 한없이 확대되고 있다. 물류산업은 우리나라의 입지조건과 발전속도로 봐서 가장 적합한 분야이고 거기에 더하여 우리의 앞서가는 IT기술수준과 접목되면 실로 동북아가 아니라 세계 물류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비즈니스중심지로서의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물류센터(Logistics & Distribution Center)와 선진물류기업이 우선적으로 유치되어야 한다. 현대 비즈니스를 선도하는 것은 물류이다. 유럽과 아시아의 비즈니스 중심국가인 네덜란드와 싱가포르에서도 먼저 국제적인 물류중심지로서의 기반이 설치·확충되고 나서 자연스럽게 다국적기업의 지역본부나 연구개발센터가 들어서게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항과 항만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여 상호 연계성이 있어야 한다.
싱가포르나 홍콩의 경우에도 예외없이 공항과 항만이 지근거리에 있다. 우리나라도 인천국제공항과 수도권 항만이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국제적인 물류중심지역으로서의 입지조건은 손색이 없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의 최첨단 규모와 시설에 비해 평택항은 국제항으로서의 제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네덜란드는 스키폴 공항과 인접한 로테르담 항만을 랜드스타드(Randstad) 지역이라 하여 공항과 항만을 동시에 균형 개발함으로써 유럽의 최대 물류중심지, 작으면서도 강한 나라의 단단한 초석으로 발전시켰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투자우선순위를 평택항 등 수도권항만에 두고 개발에 박차를 가해 관련인프라를 시급히 확충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전체를 일시에 세계화된 기업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외국인의 수요가 많은 수도권지역에 선택과 집중을 하여 투자하고, 점차 수도권으로부터 전국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순차적인 개발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도권 규제정책을 재정립하는 방안도 심도있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아무리 국제자유도시로 선포하고 경제특구식의 여러가지 정책적인 배려를 한다 하더라도 외국기업이나 외국인이 과연 이 지역에 투자하고 상주하려 하겠는가에 대한 사전 검토와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각종 제도, 노동시장, 생활 및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언어소통 능력을 향상하는 등 외국인이 기업하기 좋고 생활하기 편리한 환경을 만드는 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윤재혁 (한국무역협회 경기지부장)>윤재혁>
동북아중심국가로 가는 길
입력 2002-08-02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2-08-02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