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중소기업은 1960년대 중반 우리나라의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일본 등 산업선진국들이 기피하는 업종인 주물, 도금, 열처리, 기계 등의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발달해 왔다. 소위 '힘들고 위험한' 업종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산업화와 경제성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것이다.

그러나 최근 기술 정체와 후발경쟁국의 추월, 인건비 상승, 경기침체, 첨단 산업화 등에 밀려 그 위치가 날로 위축되어가는 느낌이 들어 매우 안타깝다.

그동안 우리 중소기업은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제고와 꾸준한 고용창출에 기여해 왔지만 정보화에 대한 인식부족과 정보수집 능력부족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해 중국과 동남아 등 후발국가와 경쟁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단기간내 고도성장을 위해 불가피했던 대기업 위주의 산업화 정책으로 빚어진 중소기업의 상대적 소외와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창업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이 지난 96년 2월 설립됐다. 개청 당시 10여개에 불과했던 중소기업지원사업은 현재 기술·경영혁신과 자금, 마케팅, 수출등 60여개의 다양한 지원사업을 개발해 종합지원기관으로 자리잡았다.

구체적으로 벤처기업육성을 위한 자금 및 세제지원과 중소기업의 기술력 강화를 위한 기술지도사업 및 기술혁신개발사업, 산·학·연컨소시엄 지원사업 등을 통해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으로 육성하고, 내수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수출기업화사업을 추진하는 등 기존 전통제조업도 꾸준한 기술개발과 시장개척등을 통해 부가가치와 고용창출을 일으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의 내실있는 경영을 지원하기 위하여 중소기업CEO(최고경영자)에 대한 경영혁신교육과 외부 전문가를 활용한 경영컨설팅 지원사업등으로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환경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큰 것보다는 작은 것이 강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일깨우고 제조업 각 분야의 혁신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주도하고 있음을 청소년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고등학교 교과서를 개편한 바 있다.

고질적인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인력유입 장애요인인 소음, 분진, 냄새등의 발생장비를 개선할 수 있도록 생산현장 직무기피요인 해소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중소기업청의 존재 여부를 모르거나 그저 행정관청으로만 알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많아 안타깝기만 하다. 물론 중소기업청의 홍보부족도 한 이유가 되겠지만 중소기업을 경영하면서 정부의 중기지원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지, 또 어떤 지원사업들이 있는지, 우리 중소기업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관심도 필수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남보다 빠른 정보수집 능력이 곧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다. 각 기관에 대한 중소기업 지원 정보만을 가지고도 경쟁에서 앞설수 있는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모든 중소기업이 기술, 생산, 마케팅등 경영능력을 확실히 보유하고 있다면 중소기업청이라는 조직이 필요없을 뿐 아니라 경제 활성화라는 단어조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중소기업청을 '종합병원'에 비유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절박한 상황에서 회생을 기대하며 방문하는 경우는 단기적인 처방과 장기적인 체질개선을 위해 지원하고, 건강한 기업에 대해서도 잠재한 병의 싹을 제거하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병에 대한 저항력 즉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기관인 것이다.

기업과 개인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의 경쟁력은 내가 확보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은 바로 나의 재산 곧 우리 국가의 재산인 것이다. 모든이가 서로 선두에 서려고 공정한 경쟁을 할 때 결국 개인과 기업의 발전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정명식(인천지방중소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