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즈니스위크지는 세계 주요 브랜드 자산가치 조사를 통해 '코카콜라'와 ‘마이크로소프트’가 700억 달러에 가까운 높은 브랜드 자산을 보유, 작년에 이어 1, 2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위 여건의 영향을 받지 않고 승승장구 할수 있는 높은 자산가치를 지니는 파워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면서 브랜드 중심 경영, 브랜드 매니저 시스템 도입 등 브랜드 전반에 걸친 연구와 활동이 시작되고 있다. 브랜드를 컨설팅하는 필자로서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들에 대한 브랜드의 첫 인상을 결정지으며 커뮤니케이션 기능 이외에도 브랜딩 혹은 마케팅 활동의 많은 효익과 법적인 권리를 부여받는 '브랜드 네임'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매우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광고나 슬로건, 패키지, 디자인 등의 브랜드를 구성하는 많은 요소들 중 브랜드 네임은 다른 요소들과는 달리 한번 정하게 되면 쉽게 바꿀 수 없는 핵심요소다. 기업들은 브랜드의 탄생에서부터 소멸까지 항상 소비자들의 눈과 입, 그리고 귀를 통해 브랜드의 선택을 자극하는 것이 영업활동의 중요 요소임을 기억하고, 브랜드 네임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브랜드 네임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경쟁력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수 있다.

첫째, 브랜드 네임은 먼저 제품과 소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담당한다. 브랜드 네임을 통해 소비자들은 제품을 이해하고 판단하며,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기도 한다. 잘못 표현된 브랜드 네임은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키며, 부정적인 연상을 낳는다. 또한 경쟁 브랜드와의 혼돈을 야기시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역적'이 될 수도 있다.

둘째, 브랜드 네임은 소비자의 인지와 회상을 도와 마케팅 집행 예산의 절감을 가져온다. 하루가 다르게 개발되는 제품과 함께 쏟아지는 브랜드 네임, 또 그것을 알리고자 오감을 자극하는 광고의 홍수 속에서 기업은 높아져만 가는 매체를 통한 광고, 프로모션 활동에 대한 비용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 브랜드 네임은 추가되는 비용없이 그것 자체만으로 높은 광고 효과를 가져온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와 회상을 도와 브랜드 인지도 등 일정 목표를 향한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효율적으로 지원 해주는 중요한 전략 요체인 것이다.

셋째, 브랜드 네임은 경쟁 브랜드들과의 적절한 차별성을 갖게 해준다. 경쟁력은 차별화에서 온다고 했다. 기업들간 혹은 제품간의 차별화가 엷어지고, 품질의 우위를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좁혀진 기술격차 등의 특성을 가지는 오늘날의 시장환경 속에서 브랜드 네임은 다른 경쟁 브랜드들과 확연히 구별될 수 있는 중요 요소다. 이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적절한 마케팅 전략의 수립 및 실행의 단서를 제공해 준다.

넷째, 브랜드 네임은 법적인 등록을 통해 안정적인 영업권리를 획득할 수 있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상표법상의 등록'을 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심심찮게 나오는 상표분쟁에 관한 신문기사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상표등록은 오랜 시간동안 제품과 브랜드를 알리는데 소요된 자금과 활동이 타상표권자에 의해 사용이 금지될 경우에 예상되는 엄청난 정신적, 금전적 손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브랜드 네임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전략적 효익이나 소비자와의 관계에 대한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이런 노력없이 '짧고 발음하기 좋으면 그만'이라는 식의 단순한 기준으로, 혹은 기업 관계자들의 즉흥적인 감각으로 만들어지는 브랜드 네임은 점점 더 치열해지는 시장경쟁의 원리 속에서 막대한 자산을 형성하는 파워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없음은 자명하다. /이현석(써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