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만큼 성장한다?
 
언뜻 보기에는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경제 논리로 우리 생활에서 먹는것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적절하게 표현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살기 위해서 먹는다. 그러나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단지 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먹는 가운데에 즐거움도 찾고자 한다. 우리는 이것을 보통 식도락(食道樂)이라고 한다.
 
이렇듯 다양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음식관련 산업들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먹는다는 행위의 중요성에 대하여 점수를 주는 것에 아직까지 인색한 편이다. 왜냐하면 옛날 어렵게 살던 시절의 기억 때문에 배가 고파 먹는다는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단순한 포만감이나 영양섭취라는 기능적 요소로서의 음식만 알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는 않다. 요즘 한창 유행어가 되고 있는 '웰빙' 열풍만 보더라도 우리가 과거와는 다른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절로 실감할 수 있다.
 
우리 나라 경제는 여러 가지 국내외적 변화 요인에 따라 성장과 부침이 매우 심하게 교차한다. 우리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원자재 등의 해외 의존도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변화에 대응하는 역동성이 우리 경제 전반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특히 우리 경제의 3분의1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음식 등 먹거리다. 그러므로 경기가 침체될 때에는 당연히 음식점들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그뿐 아니라 특정음식에 대해 안좋은 소식이나 여론이 형성될 경우에는 관련 음식점들이 입는 손실은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먹는 것에 관한 한 우리 나라 사람들은 유행이나 소식에 매우 민감하다. 경제발전과 더불어 먹거리는 다양해지고 풍부해졌지만 음식에 대한 정확한 인식은 아직 많이 부족해 새로운 소식에 즉각적으로 반응, 업소들은 다른 분야보다 더 큰 영향을 받곤 한다.
 
우리는 지난번 조류독감과 광우병으로 인한 파장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비단 음식점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식가공업체나 축산농가 등 어려움을 겪었던 관련산업이 지금도 완전하게 회복되었다고는 볼 수 없는 형편이다.
 
선진국의 경우 외식이 일반화돼 식생활에서 외식이 차지하는 비율도 우리보다 상당히 높을 뿐만 아니라 음식관련 산업도 영세한 규모에서 탈피하여 대규모 체인산업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부터 최근 늘고 있는 외국계 패밀리레스토랑들까지 선진국 외식브랜드들은 세계 진출을 통해 로열티 수입까지 올리고 있다.
 
우리 나라도 음식점들이 규모가 커지는 등 우리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음식점은 단순한 소비공간이 아니다. 규모화·전문화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하고 여러 관련 산업을 성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제는 우리 나라에서도 음식산업이 경제 곳곳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며 중요한 산업 구성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우리 음식산업의 규모가 경제발전과 함께 커지면서 관련산업 역시 동반성장하는 역학구조를 형성해 가고 있다. 이같은 사실에서 중요한 경제적 지평으로서 음식점도 재해석돼야 할 것이다.
 
건전한 소비가 경제를 견인하듯 먹는 만큼 성장한다는 논리도 이제는 괴변이 아닌 현재 우리의 경제상황을 대변하는 말이 되고 있다. 이에 음식업계는 안전하고 위생적인 식단으로 활발하게 역동하는 경제주체로 인식될 수 있도록 제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최종인(한국음식업중앙회 경기도지회 지도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