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분기중 우리 경제는 5.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5% 수준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긍정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성장률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27% 확대되면서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반면 국내부문인 민간소비와 기업투자부문은 모두 소폭씩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 GDP 성장률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체적인 수치만 봐서는 만족할만한 수준이지만 그 내용과 구성은 매우 불만족스럽다.
 
경제는 내수와 수출이 조화롭게 움직여야만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현재 우리는 수출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외부 상황변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최근 유가상승,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 경제의 과열 진정책 등 외적인 변수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자 우리 주식시장은 최근까지 경험해 보지 않았던 급격한 하락세를 겪었고 또한 우리는 이런 악재들을 남의 일 보듯 구경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그 구성의 불만이 표현되는 단면이라 하겠다. 하루 빨리 내수를 진작시키는 정책들이 속속 나와서 우리 경제가 내수와 수출이 조화를 이루는 안정적인 경제구조로 전환됐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현재로서는 외부변수의 향방이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키를 쥐고 있기 때문에 이것부터 살펴봐야 하겠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진정책은 그들의 경제가 좋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다. 성장주도 국가들이 자신의 성장을 해칠 정도로 급격한 축소 지향적인 정책을 펴지는 않을 것이다. 다소간 성장세가 둔화된다 하더라도 우리 수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유가는 너무 빨리, 너무 많이 올랐다. 그러나 현재는 유류의 비수기이며 성장주도 국가들의 경기 완화책은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공급측면에서 최대 산유국중의 하나인 사우디가 증산을 하기로 발표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OPEC가 결정을 유보한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고점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우리 경제나 주식시장이 유가의 향방에 따라 단기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겠지만 그 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우리 기업들은 좋은 실적들을 내고 있지만 향후 해외여건의 악화가 우리 수출 성장에도 영향을 미쳐 다소간의 둔화는 예상된다. 반면 내수부문은 최악의 상황을 지나면서 바닥을 쳐 2분기 이후에는 점차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각 연구기관들은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 경제는 5%대의 성장률은 무난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과거 주식시장은 국가의 경제 성장률과 유사한 성장 흐름을 보여왔다. 경제가 5%대로 성장한다면 주가는 그보다 더 좋을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 외국인 투자가들이 짧은 기간동안 집중적인 매도세를 보였던 것이 우리에게 충격을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지난해부터 매수했던 외국인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시장에 접근해 왔었다. 아마도 이들은 장시간 동안 우리 시장에서 수익을 챙기려 할 것이다. 그들의 장기적인 시각은 우리 경제를 의심하지 않는 시각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장황했지만 우리 투자자들도 우리 경제와 우리 기업을 믿어야 한다. 우리는 너무 안되는 것만을 생각하기에 약간의 흔들림에도 크게 반응했었다. 이제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만한 외부 변수는 이미 다 노출되어 있다.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격언 중에 '겨울에 밀짚모자를 준비하라'는 말이 있다. 이 투자격언은 주식시장이 극도의 침체양상을 보일 때가 오히려 주가의 바닥일 수 있고 또한 주가의 수준 자체도 엄청나게 낮을 것이기 때문에 그때 과감하게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두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조금은 긍정적 시각으로 우리 주식시장을 바라보아야 할 시점에 우리 모두가 서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조욱래(현대증권 수원지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