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오랫동안 ‘복지부동' '변화하지 않는 거대한 공룡 기업’ 등의 불편한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그만큼 한전이 국민들의 인식속에 독점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에 충실하지 못했으며 변화와 개혁에 적극적이지 못한 공기업으로 이해되어 왔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국민들의 인식 속에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품질을 공급하고 있는 한전측의 꾸준한 노력이 아직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어 아쉽기만 하다.
굳이 필자가 몸담고 있는 직장이라는 점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객관적인 수치만으로도 한전의 경영실적은 세계의 관련업계에서 우수하기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해 한전의 경영실적을 살펴보더라도 노동생산성(8천878●/h), 부하율(77.7%), 송배전손실률(4.4%) 등 경영효율에 있어 세계최고 수준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전기요금 수준은 일본의 3분의 1 정도로 최근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가 153% 상승하는 동안 전기요금은 단 4.7%가 인상되는데 머물렀다. 물가안정을 통한 국민생활 안정에 전기요금이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정전시간 또한 호당 연간 20분 수준으로 일본 다음으로 세계 최고수준이며 규정전압 99.9%와 주파수 유지율 99.7% 등으로 전기품질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좋은 품질의 전기를 저렴하게 공급하고 기업가치도 세계의 투자자들로부터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전이 공기업으로서 여전히 '변화의 대상'으로 생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공기업들이 사기업과 비교하여 공기업으로서 갖는 기업광고나 홍보매체를 이용한 언론홍보의 제한적 여건과 국민들의 기대감에 대한 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떨어지는 데서 오는 일종의 불신감의 표현 때문이라 생각된다.
한전은 이 같은 국민들의 불신감을 개선하기 위해 매년 상·하반기 2회에 걸쳐 자체적으로 고객 여론조사를 실시, 고객들이 한전의 업무처리나 서비스 수준을 어떻게 느끼는지를 평가·진단하고 또 부족한 부분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사실 한전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공급함으로써 국가 경제발전과 국민 생활수준 향상에 이바지해 왔을뿐 아니라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 ‘매미’로 인한 긴급 피해복구 및 콜센터 개설운영 등 끊임없는 고객편의 위주의 제도개선에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까지 ‘공기업 고객만족도평가 5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도 한전의 서비스가 공기업으로서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문제는 한전이 공급하는 전기가 국민생활과 사회전반에 걸쳐 너무도 필수적인 에너지가 되어있어, 일순간의 정전도 절대로 용납되지 않고 있는 우리 현실에 있다. 세계최고의 품질로도 국민들의 요구수준을 만족시키기가 좀처럼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국민들의 요구수준에 맞춰 한전은 최근 대대적인 변화에 들어가고 있다. 책임경영, 열린경영, 윤리경영, 나눔경영 등을 통해 국민기업으로 탈바꿈 하는 한편, 이윤을 추구하는 일반 사기업에서나 추구했던 최고의 서비스를 과감히 도입해 서비스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한전은 이를 시대적 변화에 자연스럽게 따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고 고객들의 높은 요구에 맞춰 능동적으로 변화해 나가는 한전의 모습에 국민들의 따뜻한 지지와 성원이 모이기를 기대해 본다./김진유(한전 경기지사 서비스팀장)
세계최고의 전기품질, 그리고 고객서비스
입력 2004-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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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3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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