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240만개(2003년 말 기준) 자영업소중 수익을 내는 곳은 8.4%에 불과하다고 한다.
 중소기업특별위원회는 이에대해 “경기침체, 자금부족 등의 원인도 있으나 무엇보다 과잉진입(65.7%)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힌 바 있다.

 자영업소 10개중 9개가 적자에 허덕이는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자영업자들이 정부지원제도를 잘 활용해 성공하고 있는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25평 규모의 생고깃집을 경영하는 K(30)씨. 평범한 주부였던 그녀는 지난해 일매출 40만원, 주말매출 70만원, 월 400만원의 수익을 내는 자영업사장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K씨는 간호사로 4년간 직장생활을 했지만 20년 넘게 철물점을 경영한 부모님이 경기침체로 생활이 빠듯해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그녀는 “이대로는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창업전선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막상 창업을 하려니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고 그러던 차에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았다.

 적성검사를 받아 아이템 등을 결정하고 상권밀집도 조사 및 입지 조사 등을 통해 점포를 마련한 후 인테리어, 홍보 및 마케팅부문은 정부에서 선정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이런 도움으로 성공적인 창업을 해 이제는 부모님이 운영하던 철물점까지 폐업하고 가족 전원이 경영하는 사업체의 사장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동대문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L(53) 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늘어나는 경쟁업체와 장기적인 불황 탓으로 일매출 10만원선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을 만큼 경영이 악화돼 새로운 방안을 찾아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소상공인지원센터를 방문해 자영업컨설팅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신청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심리로 1천500여명이나 되는 컨설턴트의 명단을 한사람씩 점검하면서 도와줄 전문가의 경력을 확인하고 C 컨설턴트를 선정했다. 동대문에서 식당을 경영한지 10년이 된 L사장은 동네사정이나 자기점포에 대한 문제점은 누구보다도 자신이 잘 알고 있었지만 전문가의 객관적인 시각과 정확한 처방을 받고 싶었다.

 점포를 방문한 컨설턴트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파악한 뒤, 몇 가지 아이템을 추천했고 순두부전문점으로 업종전환을 하기로 합의했다. 메뉴개발은 물론이고 △기존 고객연령대가 30대 후반 이상이기 때문에 고객 연령층을 낮출것 △젊은 고객층의 취향에 맞게 약간의 인테리어 개선 △분위기 전환을 위한 상호개명 등을 제안해 주었다.

 L사장은 신장개업을 하면서 요즈음 주변에서 하고 있는 이벤트도 해보고 싶었지만 컨설턴트는 실속적으로 접근하자며 주요메뉴를 1천원에 3일간 인근 고객에게 식사제공을 권유하자고 했고 K사장은 이에 따랐다.

 10여일의 공사끝에 지난달 3일간 점심식사를 1천원에 제공하는 행사를 벌인 끝에 약 1천명의 고객을 유치했다. 그리고 행사가 끝난 영업 첫날 비교적 고객이 적은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매출은 50만원, 월요일은 70만원, 최근에는 평균 80만원씩의 매출을 올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컨설턴트를 활용하는 자영업컨설팅제도를 알게 된 자체가 행운이라고 L 사장은 말한다.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자비를 들여 전문가의 진단을 받기에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자영업컨설턴트의 경영진단비용을 정부가 지불하는 만큼 자영업자는 이 제도를 최대한 활용해 업소의 매출감소나 경영악화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진단받고 대처한다면 위기탈출은 가능하다.

 컨설턴트를 배정받을 수 있는 자격은 사업자등록증이 있는 기존 자영업자면 된다. 컨설팅 내용은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해 필요한 메뉴 개발, 간판 변경, 진열대 재배치, 인테리어 변경, 주방 개조 등의 조언과 효과적인 홍보방안을 마련해 재개를 돕는다. 물론 이들 계획의 실행을 위한 자금집행은 사업자가 해야 한다.

 소상공인지원센터 소속 상담사의 컨설팅은 무료이며 별도 전문가컨설팅도 사업자가 부가세만 납부하면 정부에서 50만원까지 지원되므로 자영업자에게는 큰 부담이 없다.
/최 재 희 (연합창업전략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