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의 시급한 현안과제는 단연 구조조정이다. 주식시장의 폭락과 재벌들의 잇단 부도위기, 경기 냉각에다 공적기구의 도덕적 해이마저 겹쳐 우리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외국인 투자가들은 태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선 정치불안을 이유로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있으며 한국과 대만에 대해서도 경계의 눈초리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만일 국내에 진출한 외국자본이 일거에 이탈한다면 아무리 9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쌓아 놓았다해도 제2의 외환위기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따라서 이제 우리에겐 차질없는 구조조정을 착실히 이행하고 이를 통한 시장의 신뢰회복밖엔 대안이 없다.
국제사회의 신뢰를 가늠하는데 외국인 투자는 매우 중요한 잣대가 된다. 외국인 투자는 그 속성상 안정된 시장과 적정수익률이 보장되는 시장으로 몰리게 되므로 외국자본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면 이는 그만큼 우리 경제가 신뢰를 받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대외신뢰지표로서의 의미외에도 외국인투자를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자를 물지 않고 원금을 갚지 않아도 되는 유용한 외환확보수단이라는 점 때문이다. 98년 이후 지난달까지 우리는 35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위기국면의 발판을 마련했다. 외자유치는 또 고용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1억달러의 외자는 973명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첨단기술 이전과 수출증대 등 다양한 효과를 통해 경제도약의 기반 구축 및 지속성장의 원동력을 제공하게 된다. 특히 당면 구조개혁을 내실있게 추진하기 위해 세계 일류기업들의 경험과 기술, 풍부한 자금력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외국인투자는 붐을 이루고 있다. 현재 전세계의 외국인투자는 교역규모를 앞지를 정도로 가장 일반화된 경제활동 패턴으로 자리잡고 있고 UNCTAD도 외국인투자 유치에 실패하는 국가는 세계화의 도도한 물결에서 소외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외자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의 외자유치 노력은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그 결과 외자유치 규모가 GDP에서 점하는 비중은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외국자본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 노사관계의 유연성 부족, 각종 행정규제 등 외자유치를 가로막는 장애요인을 조속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 또 외국인투자의 절반 이상이 기 진출기업의 증액투자이므로 외자기업의 확실한 성공이 담보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정책적인 배려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이런 때에 대통령이 주재한 무역투자진흥 대책회의에서 경기도가 외환위기 이후 68억달러의 외자유치를 성공시킨 공로로 외자유치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것은 지역경제는 물론 전체 나라경제를 위해서도 매우 고무적이다. 그 열의와 노하우가 타 지자체에도 적극 전파돼 외자유치가 늘어나고 우리 경제가 하루빨리 투명하고 건전한 모습으로 회복되기를 기대해본다.<오기현(한국무역협회 경기지부장)>
오기현(한국무역협회>
외자유치를 주목하는 이유
입력 2000-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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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1-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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