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임오년 새해 아침이 밝았다. 금년 한해는 국가적으로나 민족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해다. 6월 지방선거와 12월의 대통령선거 등 양대선거가 예정돼 있고 5월 월드컵 대회 등 국제축전이 열린다. 오랜 침체국면을 벗어나 경제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난관적 분석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올해는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지난해 제6차 남북장관급회담이 결렬된 이후 소강국면이 지속되고 있고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그렇다고 해서 남북관계의 앞날이 불투명한 것만은 아니다. 현재는 비록 정체상태에 놓여 있지만 여러 정황으로 볼때 머지않은 시기에 남북대화가 재개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북한이 지난 1일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밝힌 올해의 대내외 정책방향은 남북간 화해협력기조 유지에 대한 기대감을 담고 있다. 북미관계 등 주변정세의 변화에 따라 실리획득 차원에서 북한이 남북대화에 선별적으로 응해올 공산이 크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경제상황의 호전과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가 남북관계 개선을 이끌어내는 긍정적인 요인이라 하겠다. 올 한해의 남북관계를 비교적 밝게 전망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아울러 우리로서는 남북관계를 안정시켜 월드컵대회와 양대 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르도록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평화와 화해협력을 지향해온 대북정책 기조가 계속 유지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반도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간의 화해와 교류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민족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공존·공영의 남북관계를 정착시키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의연한 모습으로 남북관계에 대처해 나가고 내부적으로는 선거국면에서 야기될 수 있는 지역간·계층간 갈등을 해소, 국민화합의 전기를 마련해 나간다면 제2의 국가도약을 기대할 수 있고 남북관계의 개선도 가능하다고 본다.
올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 앞에서 헌법기관이며 대통령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기능과 역할이 중요하다. 민주평통에 부여된 기능은 다양한 국민여론의 수렴과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 도출, 그리고 통일정책 수립 및 추진에 관해 대통령께 건의하는 일이다. 특히 통일환경 및 시대상황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 가는 것은 민주평통의 기본적 기능에 속한다.
민주평통은 금년 한해에 국내외 1만4천여 자문위원이 확고한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법정회의체 운영개선을 통한 자문건의 내실화, 국내외 255개 지역협의회를 지역주민과 통일대화활동의 최일선 창구로 기능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중에 있다. 더 나아가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국민들과 주요 학회, 언론, NGO 등을 대상으로 통일관련 여론수렴활동을 펼치고 남북문제에 관한 국민적 합의 창출과 공감의 폭을 넓혀가는데 역점을 두고자 한다. 아울러 해외 67개국에 거주하는 자문위원을 중심으로 한민족네트워크체제를 구축하는 문제와 대북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유도, 동포사회의 지지기반 확충 등에 중점을 둔 해외활동 활성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무보수·명예직인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의 활동은 나라와 민족의 이익, 그리고 통일과업 성취를 위해 그 무엇과도 비견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자문위원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통일운동이 우리의 통일민족사에 값진 결실을 맺게 될 것을 확신하면서 임오년 새해에 국가의 발전과 통일기반 조성에 큰 성과를 거두게 되길 바란다. <강동현 (평통자문회의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