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럴 수가 있을까? 해도 너무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과연 이렇게 조그마한 도시에 도로는 왜 이렇게 많이 통과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의왕시는 국가시설이 너무 많아 지역 발전에 많은 장애가 되고 있음에도 5개의 고속도로 건설이 추가로 구상되고 있어 이들 사업이 계획대로 시공될 경우 의왕시는 광역도로 때문에 지역이 사분오열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지역공동체가 와해돼 시의 주요한 개발가능지역을 잠식할 우려가 높기 때문에 광역도로망 계획은 반드시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

의왕시는 도시가 3개 권역으로 나눠진 특이한 구조로 인해 시민의 응집력이 부족한 도시다. 그래서 의회에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집행부에게 시민의 결집과 화합을 위한 시책을 요구해온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도로관리주체인 건설교통부와 경기도는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투자 제안사업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해당 시와 사전협의 없이 제각기 자기 입장에서 앞 다투어 광역도로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의왕시에 위치한 국가시설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보다 과다한 도로망이다. 의왕시에는 의왕~과천간 고속화도로를 비롯해 수도권 외곽 순환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등 3개 고속도로와 수많은 국도, 지방도가 거미줄처럼 엉켜 지역 곳곳이 단절된 상태다. 특히 의왕~과천간 도로와 수도권 외곽 순환고속도로의 분기점과 국지도 57호선이 위치한 청계동 지역의 경우 그 정도가 가장 심해 지역이 낙후되고 주민들이 엄청난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5개의 도로와 철도의 노선이 추가로 관통할 예정이다.

서수원∼광명간 도로가 초평동을 1.75㎞정도, 제2경인고속도로가 포일∼청계동을 5.2㎞, 학의∼분당간 고속화도로가 청계동을 2.2㎞, 수원∼과천간 도로가 오전∼청계동을 13.3㎞정도 통과할뿐 아니라 호남고속철도가 청계동, 고천동, 월암동지역을 11.7㎞가량 통과한다. 이 모든 도로가 계획대로 건설될 경우 우리시는 도로로 갈래갈래 찢어져서 주민 생활공동체가 파괴되는 것은 물론 소음과 분진 등으로 최악의 생활 환경 속에 버려지게 될 것이 뻔하다.

도로뿐 아니다. 의왕ICD, 양회기지, 서울구치소, 서울소년원, 군부대 등이 요충지를 잠식하여 지역발전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 특히 지역통합에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는 ICD가 확장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더욱 많은 희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한 환경단체의 반발과 지역주민들의 강력한 저지활동은 상상을 초월한다.

시의회 차원에서도 주도적으로 우리 시 발전을 저해하는 국가의 일방적 사업 추진을 막고 우리시 발전을 위한 합리적 대안을 마련중이다. 또 시의 모든 대표들이 참여하는 의왕시 발전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 구성에 적극 참여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대책위원회에서는 의왕ICD 평택이전 및 군부대 이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하는 한편 정부의 일방적인 계획을 철회하고 협의를 통한 합리적 노선 결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또 이같은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생존권 수호와 후손에게 물려줄 환경권 보호차원에서 강력한 투쟁도 불사할 것이다.

정부와 경기도는 지금까지의 계획을 백지화하고 지자체와 원점에서 다시 협의한후 지역주민 공청회를 거쳐 다시 입안할 것을 검토해야 한다. /권오규(의왕시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