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어떤 물건이 그 쓰임새에 딱 맞거나 마음에 꼭 들 때 '안성맞춤'이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안성’이 경기도의 지명인 '安城'이며 ‘맞춤’이 ‘맞추다’의 명사형으로 두 단어가 결합된 어형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 싶다. ‘안성’지역의 역사·경제적 배경을 이해해야만 이 단어의 실제 의미를 온전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의 안성은 대구·전주와 더불어 전국 3대 장이 서던 상업의 요충지였다. 안성 장에서 팔리는 질이 좋은 물건에는 ‘유기(鍮器·놋그릇)’와 같이 안성에서 직접 제작한 것도 있었다. 유기를 만들던 곳이 안성만은 아니었겠지만 안성의 그것은 튼튼하고 질이 좋기로 유명했다. 그 때부터 전국적으로 통용돼 온 ‘안성맞춤’은 안성에다 주문만하면 틀림없다는 신용과 신뢰의 대명사가 되었으며 안성인 특유의 섬세한 기술로 수요자의 구미를 맞춤으로써 장인정신을 탄생시켰다.

안성시가 지난 1997년부터 '안성마춤'이라는 브랜드로 상표를 등록한 후 특산품인 포도, 배, 쌀, 한우 등이 품질 면에서 국내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것도 안성맞춤의 장인정신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안성배의 경우, “안성 배 가격이 결정되어야 다른 지역 과수들의 가격이 결정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최상의 품질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환경에서 안성시는 그동안 자족기반을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특히 치열한 생존경쟁사회에서 자생력을 가지고 지역경제를 발전시켜 나가려면 시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려는 구심점이 필요했다. 이런 사회적 기대와 바람을 토대로 탄생한 것이 바로 '안성마춤' 브랜드이다.

상품을 구입시 '먹는다'는 1차적인 요소보다는 이제는 가족의 건강과 가정 식단의 품위까지도 생각하는 최근의 구매 성향으로 볼 때 소비자들이 '친환경 농산물' '브랜드 농산물'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안성마춤'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한 브랜드, 소비자가 직접 뽑은 고객 감동 브랜드로 인증을 받았다는 것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이제는 안성시민 모두가 브랜드를 사랑하고 품격 있게 가꾸어 나가는 일이 남았다. 브랜드의 가치는 지역시민의 사랑과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토양에서 길러지고 자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안성시는 '안성마춤' 브랜드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브랜드의 고품질, 안전성, 기능성을 기반으로 '안성마춤 브랜드 마케팅 5개년 전략'을 수립하고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린투어 시스템 구축과 전자상거래를 확대함은 물론 품질관리기준을 철저하게 이행할 수 있는 정예 농가를 중심으로 브랜드 마케팅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안성마춤 브랜드 아카데미를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브랜드란 만드는 과정에서 대단한 노력과 주의가 요구되지만 자칫 손가락 하나라도 잘못 놀리면 한 순간에 허물어지는 '알공예'와 같아서 깨지기 쉬운 알을 다루듯 섬세하고 신중하게 관리해 나아가야 한다. 생산, 품질관리, 유통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시스템 관리로 브랜드가 요구하는 품질 좋은 특산품을 생산하고 신용과 신뢰의 상품을 만들어 내는데 시민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 '안성마춤' 브랜드가 세계속의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아 '안성마춤'하면 '안성'이 떠오르고 '안성'하면 최고의 농·특산품 생산도시라는 이미지가 연상되도록 거듭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이동희 (안성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