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국회의원 총선거일이다. 그 어느 때보다 돈 안드는 선거, 깨끗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법을 정비하고 관계기관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번만큼은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청렴하고 일 잘할 수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
　
사실 선거에서 지연, 학연, 혈연, 기타 이해관계에 얽혀 지지자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고 그것을 고려의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또, 지역의 대변자, 지역의 일꾼을 선출함에 있어서 그 지역출신을 지지하는 것은 자연스러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30여년간 우리나라를 지배해온 '지역주의'는 이와는 다른 것이었다.
　
특정 정당의 보스(당수)가 어느 지역 출신인가에 따라 그 당소속 출마자를 지지해 왔던 것이다. 나라의 안정이나 출마자의 인물됨됨이는 도외시됐고 그 지역출신이 아니면 아무리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훌륭한 인물이라도 당선되기 어려웠다. 결국 지역주의에 기댈 수 없는 인물은 출마 자체를 포기해 인물의 지역당 편중 결과를 낳고 말았던 것이다.
　
특히, 지역주의는 지역의 인구수를 배경으로 해 30여년이상 계속되어왔고, 이는 남북으로 갈려있는 이 나라를 또다시 지역 중심으로 갈라놓는 비극적 현상을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비합리적 무가치한 생각이라도 이 지역주의를 배경으로 한 '다수결원칙'은 무소불위로 활동해 오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맹목적 지역주의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절대 기권자가 있어서는 안된다. 또 정치인들이 입법에는 게을리하고 지역주의에 기대어 쉽게 당선되지 못하도록 하는 자각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느 당이건 보스의 출신지역에 관계없이 인물만 뛰어나면 당선시켜 맹목적인 지역구도에서 벗어나 진정한 국민통합시대를 열 수 있어야 한다.
　
다음은 인물론이다. 물론 사람마다 평가의 기준이 다를 테지만 인물을 평가할 때 참작해야 할 몇가지가 있다.
　
첫째, 입법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인물인지 살펴 보아야 한다. 재선, 또는 그 이상 선출됐던 의원이라면 그래도 입법활동의 실적을 보아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지만, 신인들의 경우 평가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적이 있을 수 없는 신인이라도 TV연설 기타 선거공약을 보고 판단할 수 있다.
　
둘째, 그 사람의 가치관과 사람의 진실됨이다. 도덕적인물, 어려운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아는 인물, 청렴한 인물인지 등을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이 또한 그동안 외정활동을 해온 인물에 비하여 신인은 그 척도가 없다시피 하겠지만, 연설·선거 팸플릿에 나온 공약등이 판단의 간접적 자료가 될 수도 있다.
　
셋째, 그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여러면에서 국가의 현황과 국민의 사회적 통합등을 생각하는 인물, 즉 미시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을 균형있게 고려해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TV, 신문등에서 연설하는 내용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자신의 한표가 나라의 장래를 좌우하게 된다는 확고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넷째, 돈 안쓰는 선거 운동을 하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선거관계법이 엄하게 개정됐다고는 하지만 음성적으로 돈을 쓰는 후보자도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사람은 철저히 배제해야 할 것이다. 선거에서 부정하게 쓰는 돈은 부정하게 모을 수밖에 없다. 그런 부정에 응하는 사람은 당선후 부정을 하는 것을 조장하는 결과가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송희성(공법학,수원대 법정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