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에는 '선물 안주고 안받기’운동을 전개한 회사들이 크게 늘어났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신고제까지 시행, 포상금을 주거나 선물을 반송할 경우 그에 따른 물류비용을 회사가 대신 지급하기도 했다. 이는 윤리경영이 확산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윤리경영이란, 단순히 부정부패 통제수단이 아니라 기업이 경영활동과정에서 법과 제도의 준수는 물론이고 더 나아가 윤리적·도덕적 관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즉,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정당한 이익을 창출하고 경제적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경영의 한 수단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성장의 논리를 앞세워 빠른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기업에게 있어서 윤리란 '위법만 안하면 된다'는 소극적인 의미가 강했다. 그러나 이제는 국가경제가 성장에서 안정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전세계적으로 사회·경제분야에 투명성이 강조됨에 따라 윤리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비록 위법이 아닌 경영활동이라 할지라도 국민정서와 충돌할 경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것처럼 사회는 기업에 대하여 한층 더 높은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3년전 포춘지 선정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500대 기업’에서 항상 10위권을 유지하던 엔론(Enron)이 이익규모를 과대 계상하고 손실을 감추는 분식회계로 파산했듯이 비윤리적인 행위로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 국내에서도 외환위기 이후 고용불안 소득격차 확대 등에 따라 기업에 대한 반감이 높아졌고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들이 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불만사례를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윤리경영 실천은 기업생존을 위한 시대적 흐름이 됐다.
 
이러한 윤리경영이 기업에게는 부담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제로는 윤리경영이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수익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선 윤리경영은 내부적으로는 뇌물 등 뒷거래를 없애고 작은 잘못도 소홀히 다루지 않기 때문에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사태를 미리 예방해 비용을 줄인다. 또한 조직구성원에게 일하는 보람과 자부심을 주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대외적으로는 기업에 대한 신뢰를 높여 장기적으로 기업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윤리경영을 선도하고 있는 선진기업을 살펴보면 제너럴일렉트릭(GE)의 경우 윤리의식이 결여된 성과는 단기적인 결과라고 보고 내부적으로 뇌물공여 금지, 공정거래법 준수, 환경보호 등 윤리경영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대 제지업체인 인터내셔널 페이퍼(IP)의 경우 제조용으로 벌목한 나무보다 더 많은 나무를 심는 사업을 전개해 시장에서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한국토지공사는 선진화된 윤리경영의 벤치마킹을 통해 실정에 맞는 제도구축에 힘쓰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부패방지위원회와 시범사업 협약체결 및 윤리경영 선포를 했고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윤리경영 사이버교육을 실시중이며 윤리경영 성과를 인사평정, 연봉산정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윤리경영은 기업의 이익이 사회로 환원되고 그것이 다시 기업에 대한 긍정적 효과로 돌아오는 선순환의 윈윈전략이다. 윤리경영 실천이 우리나라의 깨끗한 기업문화를 만들고 나아가 국가경쟁력 제고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박명무(한국토지공사 경기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