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노동 현장의 변화된 모습을 직접 투자가에게 확인시키고 노동계 또한 투자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외국 투자유치단이 해외를 방문할 때에는 한국 노총 경기본부 의장이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외국인 투자자로 하여금 경기도내의 평화적 노사관계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효과를 낳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 경제적 측면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던 우리나라는 민주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강성노조의 출현으로 일종의 성장통을 겪었다. 13년째 국민소득 1만달러대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는 듯하다. 한때 아시아의 경제 개발 도상국이었던 필리핀의 국가 경제가 추락하게 된 원인은 결국 이해 집단 간의 갈등이 주된 원인이었고 이는 국가 경쟁력의 결집과 발전에 가장 큰 장애요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대한민국 현실은 가히 노조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생산직은 물론 교수와 교사, 공무원, 목사에 이르기까지 노조를 결성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전체 노조가입 노동자의 72%를 차지하는 대기업 노조가 있고 이들은 언제부터인가 거대한 조직과 전투적인 노조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가에게는 '한국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강성노조'라는 부정적인 얼굴로 인식됐다.
영국은 유럽 연합국가 가운데 가장 유연한 노동시장을 갖고 있는 국가로 유명하다. 외국 투자가들이 강성노조로 인해 한국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절박한 현실 속에서 영국이 유럽 연합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경제 성장률과 가장 낮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파업과 갈등으로 얼룩진 노동현장 가운데에서도 반가운 희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강성노조’의 대명사로 불리며 유명한 골리앗 크레인 농성으로 한국 노동운동의 최전선에 서서 한국 노동운동을 이끌던 현대중공업 노조가 무분규를 선언한 것이다. 이후 회사는 변화하기 시작했고, 최근 이러한 변화는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외국 CEO들의 국내 노동환경에 대한 인식의 변화다. 'GM대우'는 GM이 대우를 인수할 당시 파업을 반복하며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었다. 하지만 이제는 GM CEO인 ‘릭 왜고너’가 “GM대우는 GM의 전세계 생산기지 중에서 중·소형차 부문 최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경영진은 노조를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 또 GM ‘릭 라일리’ 사장은 직접 생산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경영현황을 설명하며 열의를 보이는 등 노사관계는 서서히 상생의 무드로 접어들고 있다.
경기도 노동계는 거대한 사회단체로서 책임있는 모습과 국민들에게 지지받고 사랑받는 노동운동으로의 지평을 새로 열어가고 있는 시점에 있다. 회사와 노조가 함께 상생해야 한다는 성숙한 노동문화의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 '신 노사문화'의 밝은 서광이 비춰오고 있는 듯하다.
/손 창 래(경기도 교통연수원장)
외국CEO 강성노조 변화 주목
입력 2005-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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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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