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년 한 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우리 기업은 한 해의 경제를 전망하고 각자의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기업 CEO들이 R&D(연구·개발)나 영업 못지 않게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 바로 협력적 노사관계에 관한 부분이다.

공무원노조가 합법적으로 허용되면서 근로자 100명 이상의 사업장이 본격적으로 주40시간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국회에는 비정규직관련 법안을 포함해 노사간의 많은 쟁점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우리 기업이 올 한해 미리 예측하고 준비해야 할 사항으로 복수노조에 관한 사안을 빼놓을 수 없다. 내년부터는 기업내에서의 복수노조가 전면적으로 허용된다.

아직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세부적인 형태는 말할 수 없지만, 2006년도 말까지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교섭의 방법, 절차, 기타 필요한 사항을 노동부 장관이 강구해야 한다는 노조법 부칙조항을 미루어 예측해 보면 자율교섭을 하는 일본의 형태보다는 미국이나 영국처럼 배타적 교섭제도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에서는 기업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또는 항공사 조종사 노조처럼 조직대상을 달리하여 부득이하게 기업내에 다수노조가 존재하는 몇몇 기업이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복수노조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시행초기에는 많은 혼란이 예상된다. 특히 지금까지는 부당노동행위가 주로 근로자에게만 적용됐었지만 앞으로는 노동조합간에 처우를 달리해도 부당노동행위로 제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복수노조시대에 몇가지 현상이 예상된다.

첫째, 노-노갈등과 분열로 인한 노조의 난립과 대표권 분쟁 및 선명성 경쟁으로 인한 노사관계의 불안이 증대할 것이다. 둘째, 사업장에서 다수의 교섭과 교섭기간의 장기화로 인한 노무관리비용이 늘어날 것이다. 셋째, 근로자에 대한 특정 노조 가입 강요 등 노조의 조직확대경쟁으로 인한 노조의 권리남용행위가 증가할 수도 있다. 넷째, 사용자의 각 노조 및 조합원에 대한 처우에 있어 합리적 차별도 부당노동행위로 제기하는 등의 부당노동행위 관련 분쟁 증가 등이 예견된다.

이에 기업에서는 몇 가지의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노사관계의 안정화를 위해 노동법에 정통하고 노무관리 및 교섭 전문가를 교육시키고 육성하는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 둘째는 사용자측의 교섭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경영계논리를 효과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사용자 진용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 각 노조의 근로조건 획득경쟁으로 하나의 사업장 내에 상이한 근로조건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기에 근로조건을 최대한 통일되게 운영해 노사관계의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넷째, 각 노조 및 조합원에 대한 차별처우가 문제되지 않게 원칙적이고 합리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부당노동행위 관련 분쟁을 최소화한다. 다섯째, 관리직원 등이 노조를 만드는데 동참하지 않도록 평소 고충처리위원회나 노사협의회를 통해 사전에 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마지막으로 회사문제가 아닌 외부 정치적 세력이 개입하지 않도록 입사시 면접이나 평소 교육을 통해 건전한 노사문화를 정착시켜 나가는 등의 노력이 복수노조시대를 앞둔 2006년 한국의 CEO들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큰 과제이다.　

/이 주 용(인천경영자총협회 전문위원)